6일 촬영 위성사진 분석…"미사일 발사대·엔진시험대 빠른 속도로 재건"
2차회담 결렬 후 '동창리發' 파장 확산…보란 듯 공사진척 北 의도 주목
(워싱턴=연합뉴스) 임주영 백나리 특파원 = 북한의 서해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이 정상가동 상태(normal operational status)로 돌아간 것으로 보인다는 미국의 북한전문 사이트들의 분석이 7일(현지시간) 잇따라 제기됐다.
미국이 정보자산을 동원해 동창리 발사장을 면밀히 들여다보고 있는 것을 알면서도 북한이 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대미 압박 차원에서 발사장을 통상적 가동 상태로 되돌리는 것일 수 있어 파장이 확산하고 있다.
38노스·CSIS "북한 동창리 발사장 빠른 속도로 재건" / 연합뉴스 (Yonhapnews)
미 북한전문 매체 38노스는 이달 6일 촬영된 상업 위성사진을 토대로 미사일 발사대와 엔진시험대를 재건하려는 공사가 빠른 속도로 계속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38노스는 이런 공사가 베트남 하노이에서 2차 북미정상회담이 열리기 전에 시작된 것이라면서 이런 공사와 발사장 여타 지역의 움직임을 종합해 볼 때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이 예전의 통상적 가동 상태로 돌아간 것 같다고 지적했다.
38노스의 상세 분석에 따르면 미사일 발사대의 경우 궤도식 이동구조물에서 이뤄지던 작업은 위성사진이 촬영된 6일 기준으로 완료된 것으로 보이며 이동구조물은 현재 가동 중일 수도 있다.
크레인들은 발사대에서 치워졌으며 상단에 설치된 트러스(지붕 등을 떠받치는 구조물)는 무엇인가로 씌워져 있었다. 이동구조물은 미사일 발사대의 끄트머리 쪽에 위치한 상태다.
위성사진 상으로 선명하게 보이지 않아 엔진시험대의 경우 확실하게 분석하기 어렵지만 시험대를 지지하는 구조물의 재건에 진척이 있었고 지난 2일 위성사진에서 보이던 자재들은 치워졌다.
미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북한 전문 사이트 '분단을 넘어'(BEYOND PARALLEL)도 지난 6일 촬영된 상업 위성사진을 근거로 북한이 미사일 발사대와 수직 엔진시험대의 주요 부품 복구(rebuilding)를 계속하면서 이를 정상가동 상태로 되돌렸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수직 엔진시험대와 궤도식 이동 구조물, 연료·산화제 저장고 지붕들의 재조립 상황을 언급하며 "이런 조처들은 작년 6월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이후 서해 발사 시설에서 북한이 취한 완만한 해체로부터 복원에 이른 것"이라고 전했다.
38노스와 CSIS의 분석이 맞는다면 북한은 비핵화 조치의 하나로 폐기를 약속했던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에서 보란 듯이 복구 작업의 속도를 높이고 있는 것이라 그 의도가 주목된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2차 북미정상회담 성공을 염두에 두고 동창리 시설 폐기 행사를 위해 현장을 손본 것일 수 있다는 분석도 했지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회담 결렬 후 북한에 돌아간 이후에도 복구 공사가 진척되고 있는 셈이라 북한이 미국 본토를 직접 위협할 수 있는 'ICBM 카드'를 의도한 것 아니냐는 관측에 힘이 실릴 수 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동창리 발사장 재건 여부에 대한 판단을 유보하면서도 "(사실이라면) 매우 매우 실망할 것"이라는 발언을 내놓은 시점이라 2차 북미정상회담의 결렬로 기로에 놓인 북미협상의 향배가 더욱 불투명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앞서 38노스와 CSIS는 지난 2일 촬영된 상업용 위성사진을 토대로 동창리 발사장이 복구되고 있다고 전했다. 국가정보원 역시 국회 정보위 보고서에서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의 철거 시설 중 일부가 복구되고 있다고 보고한 바 있다.
동창리는 김 위원장이 지난해 9월 평양 남북정상회담에서 비핵화 조치의 일환으로 완전한 폐기와 국제전문가들의 참관을 약속한 곳이며 지난해 여름께부터는 활동이 중단돼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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