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이카 ODA 현장가다] ⑤거리 전전하던 삶에서 어엿한 기술자로

입력 2019-03-08 08:09   수정 2019-03-08 18:45

[코이카 ODA 현장가다] ⑤거리 전전하던 삶에서 어엿한 기술자로
코이카 자카르타 '드림센터', 길거리 청소년에 기술 가르쳐
지금까지 150명 졸업하고 이중 90%가 취업
"두번 다시 오지 않을 기회라 생각해 하루하루 열심히 산다"




(자카르타=연합뉴스) 강성철 기자 = "거리를 전전하며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살 때는 그게 인생의 전부라고 생각했는데 직업교육 후 번듯한 직업을 갖게 됐고 이제는 나만의 가구공장을 세우겠다는 꿈이 생겼습니다."(파이살·19)
"거리서 구걸하는 악사였는데 목공예 기술자가 된 후 저축한 돈으로 드디어 가족이 모여 살게 됐습니다. 동생들 공부 뒷바라지도 하게 돼 제대로 장남 노릇을 하고 있습니다."(리즈키·18)
코이카(KOICA)는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에서 ADRF(아프리카아시아 난민교육후원회)와 함께 길거리 청소년에게 기술교육을 제공해 자립을 돕는 '드림센터 프로젝트' 사업을 펼치고 있다.
자카르타 시내의 목공예 공장에 취업한 졸업생들은 7일(현지시간)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두 번 다시 오지 않을 기회라 생각해 하루하루 열심히 산다. 아직도 거리에 있는 아이들에게 좋은 롤 모델이 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들은 원목을 가공한 고급 도마와 음식을 담아내는 플레이트 등을 만들고 있었다.


인도네시아는 2억 7천만여 명에 달하는 세계 4위의 인구수와 15위의 국토면적에다 2018년 기준 16위의 GDP(국내총생산)를 자랑하지만, 빈부격차로 인한 사회 양극화 현상이 심한 나라다.
특히 1천여만 명이 사는 자카르타에는 불우한 환경으로 길거리에서 생활하는 청소년이 10만여 명에 이르고 있다.
이들은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해 일용직도 얻기 어려워 아주 생산성이 낮은 일을 하거나 심지어 구걸하며 살고 있다.
제도권 밖에서 교육 기회조차 얻지 못하는 청소년을 돕기 위한 드림센터가 2015년에 출범했고 코이카는 이듬해부터 교육 여건 개선 등을 지속해서 펼치고 있다.
인도네시아 정부가 운영하는 청소년 재활센터에 입주한 드림센터는 컴퓨터반과 목공반을 운영하고 있다.
한국에서 경력 10년 이상 된 숙련공을 강사로 초빙했고 지금까지 150여 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이들은 드림센터 산하의 사회적 기업인 중고 전자기기 재생센터와 목공예 공장에서 일하거나 현지 기업 등에 90% 이상 취업하고 있다.
심경섭(컴퓨터)·손무길(목공) 강사는 "1년간 기술을 집중적으로 가르치는데 아이들이 잘 쫓아온다. 다시 거리로 돌아가고 싶지 않은 데다 손재주도 있어서 가르치는 보람이 있다"고 말했다.

졸업생들이 받는 급여는 인도네시아 노동자 평균을 웃돈다. 중고 전자기기 재생센터는 인도네시아에 정착이 안 된 수리보증제도(A/S)와 기술 지원 및 교환·환불을 실시해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고, 주방·거실 등 살림 목공예 제품을 만드는 공장에서는 인터넷을 통해 전량 한국으로 판매를 한다.
코이카 해외 봉사 인턴 출신으로 드림센터 총괄팀장인 박영준 씨는 "교육으로 인재를 양성하고 현지에 설립한 사회적 기업에 고용해 우수한 제품을 만들어 수익을 나누는 프로젝트"라며 "단순히 기술만 전수하는 것이 아니라 인성교육도 시키고 명사 초빙 강연회나 졸업생과의 멘토링을 수시로 열어서 아이들의 꿈을 키우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박 팀장은 "거리를 전전하며 자유롭게 살던 아이들이라 시간·규칙·예의에 대한 개념조차 없기에 인내를 갖고 대한다"며 "조금씩 마음의 문을 열고 자존감을 회복해 미래를 이야기하기 시작할 때 뿌듯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드림센터는 한류의 영향에 힘입어 늘어나는 한식 수요를 고려해 올해부터는 한식 조리반도 운영할 계획이다.
코이카는 올해부터 이 사업을 다년도 민관협력사업으로 선정해 지속해서 지원하기로 했고, 드림센터를 국가 단위 직업교육 기관으로 발전시켜 널리 확산시키기 위해 인도네시아 교육부 등과 협의 중이다.
wakaru@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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