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과 2.6km 거리 강화 교동도, 주말 여행지로 인기

입력 2019-03-08 09:02  

북한과 2.6km 거리 강화 교동도, 주말 여행지로 인기
남북관계 훈풍에 방문객 발길…대룡시장·연산군유배지 등 관광명소로

(인천=연합뉴스) 강종구 기자 = 인천 강화군 최북단 섬인 교동도가 주말 여행지로 인기를 누리고 있다.
작년부터 숨 가쁘게 이어진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이 때로는 성과를 내고 때로는 별다른 결실 없이 끝나기도 했지만 회담 결과에 상관없이 북녘땅에 대한 국민 관심이 높아지면서 북한 접경지 교동도를 찾는 발길은 늘고 있다.
김상규 강화군 교동면사무소 부면장은 "교동도는 북한과의 거리가 2.6km에 불과한 접경지로 한국전쟁 때 황해도 연백에서 피난 온 실향민들이 모여 삶의 터전을 일구고 있는 섬"이라며 "교동도 방문객 통계를 정확히 파악하고 있지는 않지만 남북관계 개선에 따라 방문객 수가 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교동도는 과거에는 강화도 창후리에서 배를 타야 닿을 수 있었지만 2014년 7월 교동대교 개통 이후에는 간단한 군 검문 절차를 거친 뒤 차량으로 쉽게 갈 수 있게 됐다.
교동도의 '여행 1번지'는 1960년대 풍경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대룡시장이다.
한국전쟁 때 황해도에서 잠시 피난 온 주민들이 분단 후 고향에 돌아갈 수 없게 되자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고향의 연백시장을 본떠 만든 골목 시장이다.
노른자 동동 띄운 쌍화차가 일품인 다방, 모락모락 하얀 김을 뿜어내며 쫄깃쫄깃한 가래떡을 쉬지 않고 뽑아내는 떡집, 팔순의 이발사가 날렵한 손놀림으로 머리를 매만져주는 이발관 등 시장 풍경은 정겨움이 넘친다.



시간이 멈춰선 듯한 대룡시장을 한 바퀴 돌고 나면 이번에는 시장 옆에 있는 '교동 제비집 기가하우스'에서 첨단 IT 기술을 체험할 차례다.
교동 제비집은 도서·산간 지역의 정보 격차 해소를 위해 2017년 3월 KT·행정자치부·인천시 등의 협력으로 조성됐고, 현재는 주민들이 직접 운영을 맡고 있다.
이곳에서는 방문객이 직접 교동신문을 제작한 뒤 프린트하거나 이메일로 보내 추억으로 간직할 수 있다. 즉석에서 찍은 사진을 1면 머리기사 사진으로 놓고 기사들을 편리하게 배치할 수 있어 가족이나 연인 방문객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방문객들은 교동과 연백 사이에 통일의 다리를 놓는 미디어아트 영상에 참여하며 뭉클함을 느끼기도 한다.



교동 제비집에서 차로 5분 거리에 있는 연산군 유배지도 교동도의 주요 여행지 중 하나다.
1506년 중종반정으로 폐위된 연산군이 교동도로 유배 갈 당시 모습이 밀랍인형들로 재연돼 있다. 달아나지 못하도록 집 둘레에 가시투성이인 탱자나무를 심어 사람을 가두는 '위리안치' 형을 받다가 유배 두 달 만에 생을 마감한 사연은 권력의 무상함을 떠올리게 한다.
교동도까지 갔다면 북녘땅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교동망향대도 빠뜨릴 수 없는 장소다.
손을 뻗으면 닿을 듯한 북한 연백평야가 한눈에 펼쳐지고, 망향대 망원경으로 들여다보면 자전거를 타고 가는 주민, 달구지를 몰고 가는 농부 등 북한 주민들의 모습도 볼 수 있다.
교동도를 포함해 강화도에서만 맛볼 수 있는 향토 음식은 젓국갈비다.
소갈비가 아닌 돼지갈비로 만든 일종의 갈비탕이라고 볼 수 있는데 강화도 특산품인 새우젓으로 간을 해 칼칼하면서도 시원한 맛의 조합이 예술이다.
젓국갈비는 몽골 침략으로 고려의 수도가 개성에서 강화도로 임시로 옮겨졌을 때 강화 특산물로 왕에게 진상할 음식을 만든 것이 유래가 됐다는 설도 있다.


inyo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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