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영 매체 영어 채널·동영상 통해 '공산당 업적' 전파
(서울=연합뉴스) 정재용 기자 = 중국이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기간 공산당의 업적을 알리는 체제 선전에 열을 올리고 있다.
8일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는 양회 기간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어록을 소개하는 코너를 운용하고 있다.
관영 신화통신은 '인공지능(AI) 여성 앵커'를 앞세워 양회 관련 소식을 전달하고 있다.
신화통신은 래퍼와 함께 양회를 홍보하는 뮤직비디오를 제작하기도 했다.
이밖에 관영 영자지인 차이나데일리는 양회의 역사에 대한 퀴즈 코너를 가동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중국 관영 중앙(CC)TV의 영어 채널인 중국국제텔레비전(CGTN)과 신화통신의 동영상 서비스 등 영어 매체를 활용해 외국인을 겨냥한 체제 선전에 주력하고 있다.
CGTN은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대표의 25%가 여성이며, 전인대 대표의 평균 나이가 54세라고 소개하는 등 각종 통계 자료를 동원해 양회를 외국인에게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신화통신은 트위터에 올린 한 동영상 콘텐츠를 통해 "중국이 성공한 주요 원인이 중국의 민주주의 체제 때문이라는 점이 널리 인정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동영상은 또 중국 민주주의의 실질적인 모습을 알려면 양회를 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트위터에 올라온 신화통신의 이 동영상은 중국 내에서는 차단이 돼 볼 수 없다.
하지만 이 동영상에 대해 외국의 누리꾼들과 언론인들은 비판적인 시각을 드러내고 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중국은 형식적으로는 다당제 체제를 갖고 있지만, 실질적인 권력은 중국 공산당이 장악하고 있다.
서방의 학자들은 양회도 형식적인 정치행사에 불과하며, 시 주석을 정점으로 하는 공산당 지도부가 실권을 행사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중국 공산당이 영어 매체를 통해 양회를 외부 세계에 적극적으로 알리는 것은 중국 정치체제에 대한 외국인들의 부정적인 시각을 의식한 행보라는 해석이 나온다.
중국 영상문화 및 선전 분야 전문가인 카타리나 베리네티는 "중국 공산당은 자신들의 정치적 메시지를 전파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과거에는 중국 공산당의 선전 방식이 직접적일 수밖에 없었지만, 이제는 인터넷 덕분에 세계의 누구도 그것(중국 공산당의 홍보 영상)에 노출되고 한 번쯤은 경험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jj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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