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피자→맛집 딜리버리→공유주방 음식으로 배달도 '세대교체'
샴푸·섬유유연제도 배달차량에…생필품 즉시 배달 '실험중'
(서울=연합뉴스) 이태수 기자 = 배달 음식이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오프라인 맛집의 음식 배달이 대세를 이루는 듯 하더니, 어느새 '공유주방'을 차려 삼겹살을 구워낸 뒤 전문적으로 배달해주는 서비스까지 등장했다.
편의점 도시락이나 샴푸 같은 소소한 생활용품도 배달되는 시대가 열렸다.
10일 외식업계에 따르면 배달 앱 '요기요'를 운영하는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는 고급 레스토랑 수준의 맛을 구현한 요리를 집으로 배달해주는 '셰플리'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셰플리는 유명 셰프의 조리법을 고객이 즐길 수 있도록 주문받는 즉시 조리하는 게 특징이다. 이어 이 음식을 고객의 주소지로 가져간다.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는 이와 별개로 주문배달 플랫폼 '푸드플라이'도 운영한다. 배달망을 갖추지 못한 맛집의 음식을 이를 통해 고객의 집으로 배달한다.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는 아예 서초·강남·관악·송파·영등포 등 서울 시내 6개 거점에서 공유주방을 직접 운영한다.
공유주방에서 요리를 만들어 배달한다면 맛의 생명인 요리의 온도를 관리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공유주방이라는 틀을 통해 공간적 제약을 극복했다는 점에서 배달하는 메뉴도 무궁무진하다.
치킨·피자·중국 음식이 배달 1세대의 단골 메뉴였다면 비(非) 배달 음식점의 요리를 가져다주는 푸드플라이 등은 2세대를 형성했다.
배달앱 업체가 공유주방에서 직접 조리해 공급하는 형태는 3세대로 간주된다.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는 지난해 외식 메뉴의 대표 주자인 삼겹살 등 육류 구이 메뉴를 배달하는 '직화반상 바이(by) 셰플리'를 내놨다.
이 회사는 "고기를 언제 어디서나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직화구이 전문 프리미엄 배달 서비스"라며 "불향 가득한 직화고기를 비롯해 당일 도정 쌀밥과 친환경 쌈 채소 등 한 상 차림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1월 셰플리 서초 키친에서 처음 선보인 이 서비스는 4개월 만에 주문 수가 8배나 늘었다.
구매력 있는 1인 가구가 많이 사는 강남·서초 지역에서 주문량이 많았고, 육류라는 메뉴 특성상 점심보다 저녁 시간에 주문 비율이 높았다고 한다.
배달 앱과 편의점이 손잡은 경우도 '배달의 진화'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이렇게 되면 도시락, 삼각김밥 등 간단한 식사류까지 배달망을 타게 된다.
요기요는 1월 편의점 업계 1위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과 업무협약을 맺고 이르면 다음 달부터 서울 일부 지역에서 CU 도시락과 삼각김밥 등을 배달하는 서비스를 시작한다.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는 "소비자가 도시락을 결제한 순간 해당 편의점에 재고가 없으면 안 되기 때문에 배달 앱 최초로 실시간 재고 파악 연동 기술을 적용했다"고 덧붙였다.
배달 앱 업계 1위 '배달의민족'도 새로운 서비스로 시장 개척에 열을 올리고 있다.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은 2015년 6월 외식 배달 서비스 '배민라이더스'를 선보인 데 이어 2017년 10월에는 배달 음식점 전용 소모 용품 쇼핑몰 '배민상회'를 열었다.
우아한형제들은 "매장 위주로 사업을 하던 점주도 배달원을 따로 고용하지 않고도 추가적인 매출을 올릴 수 있게 됐다"며 "최근 배민라이더스의 월 주문 건수는 70만∼80만 건에 달해 2017년 12월 25만 건보다 3배나 뛰었다"고 설명했다.
배민라이더스의 서비스 지역도 서울 강남 일대에서 2017년 10월 서울 전역으로 넓어진 데 이어 지난해에는 비(非)수도권으로는 처음으로 대구 지역까지 깃발을 꽂았다. 올해 전국 주요 지역으로 범위를 넓힐 방침이다.
우아한형제들은 "아직도 시장 초기 단계로 보이며 앞으로 성장 잠재력이 매우 크다"고 내다봤다.
우아한형제들은 이 외에도 지난해 12월 서울 송파구 일대에서 음료·라면·반찬·샴푸·섬유유연제 등 식품과 생필품을 배달하는 '배민마켓'을 테스트 중이다.
이 서비스는 기존 대형마트나 슈퍼마켓 배달 서비스와 달리 배달 앱 특유의 장점을 살려 '즉시 배달'을 내세운 것이 특징이다.
우아한형제들은 "자체 조사 결과 이용 고객의 90%가 서비스에 만족했다"며 "빠른 배달, 친절한 배달 기사, 편리한 주문 방식에 호응이 높았다. 앞으로 서비스 지역을 넓혀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ts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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