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경욱 기자 = 미국의 첫 동성결혼 커플이 법적 다툼 끝에 무려 48년 만에 연방정부의 퇴직연금 수급권을 인정받아 정식 부부로서의 모든 권리를 찾게 됐다.
마이클 매코널(76)과 잭 베이커 동성 커플은 지난 1971년 혼인 허가서를 받았음에도 정작 지역관리들은 이들이 동성인 사실을 알고 혼인신고 접수를 거부했다.
이에 반발한 이들 커플은 지루한 법적 투쟁을 벌인 끝에 지난해에야 비로소 승소해 결혼을 공식적으로 인정받게 됐다. NBC방송은 이들 커플이 불과 3주전에 연방정부의 퇴직연금 수급권을 인정받아 정식 부부가 되는 마지막 단계를 통과했다고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에 따라 미 사회보장국은 48년간의 결혼 생활을 인정, 이들을 퇴직연금 지급 대상에 포함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1970년대 결혼 당시 미 중서부 지역에서는 당국이 동성끼리의 결혼을 금한다는 것을 확실하게 설명해 주지 않는다는 사실에 착안해 결혼 허가를 받으려 애썼다.
잭 베이커는 한눈에 봐서는 여성인지, 남성인지 알 수 없는 '팻 린'(Pat Lyn)으로 이름을 바꾸기도 했다.
매코널은 법원 서기에게 배우자가 될 사람이 남성이라고 말하지 않았다.
이렇게 해서 결혼허가서를 받았고 종교의식으로 결혼식을 치렀다.
미네소타주의 당시 법망이 허술한 틈을 타 약간의 속임수를 동원한 덕분이었다.
이들은 미국은 물론 전 세계를 통틀어 첫 동성결혼 커플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들이 거주하는 지역 관리들은 수십 년 전 이들이 동성인 것을 알아차리고 결혼 등록을 거절했다.
이후 지루한 법적 다툼이 이어졌다가 마침내 당국이 결혼을 공식적으로 인정한 것.
이들은 연방 대법원이 2015년 동성결혼을 합법이라고 판결했기 때문에 다시 결혼식을 갖지 않아도 되게 됐다.
이들은 오는 9월 결혼 49주년을 기념한다.
잭 매코널은 NBC 방송에 "동성결혼이 전 세계에서는 처음으로 이곳 미네소타에서 인정됐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이들은 2016년 자신들의 이야기를 담은 '미국 첫 동성결혼'(The Wedding Heard 'Round the World: America's First Gay Marriage) 제목의 책을 내기도 했다.
매코널은 책 발간 후 1년 뒤 페이스북을 통해 "첫 동성결혼 커플이 돼 기쁘다"면서 "우리가 함께한 세월은 놀라운 여행이었다"고 말했다.
kyung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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