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산된 탁신계 정당, 재선거 노리고 '투표 안 하기' 전략 쓰나

입력 2019-03-08 11:13  

해산된 탁신계 정당, 재선거 노리고 '투표 안 하기' 전략 쓰나
헌법 '당선자 득표보다 투표 안 한 유권자 수 많으면 무효' 규정
우본랏 공주, 정당 해산 명령 직후 "이미 알고 있었다…슬픈 일"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왕실 공주를 총리 후보로 지명해 입헌군주제에 반하는 행동을 했다는 이유로 3·24 총선을 앞두고 헌법재판소로부터 해산 명령을 받은 탁신계 정당 타이락사차트당의 향후 행보를 태국 정치권이 주시하고 있다.
'선거 90일 전 당적 보유' 규정에 따라 후보들이 다른 당 소속으로 뛰는 것도 원천 봉쇄된 상황에서 당 지지표가 어디로 움직일지에 대한 관심 때문이다.
일단 타이락사차트 지지자들이 군부 정권을 지지하는 정당이 아닌 다른 '민주주의 세력'을 지지할 것이라는 시각이 나온다.
8일 일간 더네이션에 따르면 깐차나부리주에서 타이락사차트당 소속으로 출마했던 워라수다 수카롬은 헌재 해산 명령 직후 지지자들에게 다른 '민주주의 정당'에 표를 던질 것을 촉구했다.
여론조사 기관 슈퍼폴 책임자인 노파돈 카니카르도 탁신계 '3각 축'을 이뤘던 푸어타이당이나 푸어차트당은 물론 퓨처포워드당이나 세리루암타이당 등 이념적 성향이 비슷한 정당으로 타이락사차트 지지자들의 표가 이동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일각에선 타이락사차트당이 '투표 안 하기 전략'을 택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일간 방콕포스트는 타이락사차트당의 한 소식통을 인용, 탁신 지지세력의 '맏형'격인 푸어타이당이 후보를 내지 않는 선거구에서는 당 지지자들에게 아예 투표하지 말 것을 독려해 재선거가 노릴 수 있다고 보도했다.
태국 헌법에 따르면 선거구에서 당선된 후보의 득표수보다 투표하지 않은 유권자 수가 더 많으면 그 선거는 무효가 되고, 선관위의 결정에 따라 재선거가 치러지게 돼 있음을 노린 것이라고 신문은 분석했다.
이번 총선에서 타이락사차트당은 전략적 협력 방침에 따라 지역구 선거구 350곳 중푸어타이당이 지역구 후보를 내지 않은 101곳을 중심으로 총 174곳에 후보를 냈다.
이런 만큼, 푸어타이당이 양보한 101곳 선거구에서 '투표 안 하기' 운동으로 최대한 많은 재선거 결정을 끌어내고, 재선거에서는 푸어타이당 후보들이 뛰어듦으로써 탁신계의 하원 의석수를 늘릴 수 있다는 계산법인 셈이다.



한편 파문의 당사자로 타이락사차트당 해산의 실마리를 제공한 우본랏 라차깐야 공주는 헌재 선고 직후 트위터를 통해 "이미 (이런 결과를) 알고 있었다. 이 상황은 슬프고도 우울하다"고 적었다.
우본랏 공주는 현재 태국 관광박람회 참석차 독일 베를린을 방문 중이다.
sout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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