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환 印 조종사, 교과서 주인공으로 ... 애국주의 광풍

입력 2019-03-08 12:01   수정 2019-03-08 13:52

생환 印 조종사, 교과서 주인공으로 ... 애국주의 광풍
젊은층은 조종사 콧수염도 따라 해…분쟁지 카슈미르 주민 공격하기도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최근 파키스탄과 군사충돌을 빚은 인도에서 애국주의 바람이 거세다.
파키스탄과 직접 싸운 전투기 조종사 아비난단 바르타만 중령을 영웅시하는 현상이 대표적이다.
그는 지난달 27일 미그 21기를 몰고 파키스탄 공군과 공중전을 벌이다가 격추된 뒤 붙잡혔다가 돌아왔다.
인도 국민은 그가 상대적으로 낡은 전투기를 몰았음에도 용감하게 싸웠고 성능이 훨씬 우수한 F-16을 격추했다고 믿는 것으로 알려졌다.
8일 인도 NDTV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인도 북서부 라자스탄주는 바르타만 중령의 이야기를 교과서에 싣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고빈드 싱 도타스라 라자스탄 교육부 장관은 "바르타만 중령의 용감한 이야기는 학생에게 동기를 부여할 것"이라며 교과서에 관련 내용을 실을 것이라고 말했다.
라자스탄주는 조만간 어느 학년 교과서에 바르타만 중령의 이야기를 담을지 확정할 방침이다.


인도 청년 사이에서는 바르타만 중령의 콧수염을 따라 하는 현상도 생겼다.
바르타만 중령의 콧수염은 입술 좌우로 흘러내렸다가 양턱선을 따라 귀 아래까지 이어지는 독특한 형태다.
인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바르타만 중령의 콧수염을 그대로 모방한 인도 청년의 사진들이 속속 올라오는 중이다.
인도 청년들은 "바르타만이 진정한 군인이자 영웅"이라며 칭송했다.

그러나 인도 국영항공사 에어인디아는 승무원에게 의무적으로 애국적인 발언을 하게 했다가 역풍을 맞기도 했다.
에어인디아는 기내 방송 말미에 '조국 만세'라는 뜻의 '자이 힌드'라는 코멘트를 붙이게 했다.
에어인디아는 "안내가 끝나면 잠시 뜸을 들인 뒤 큰 열정을 갖고 조국 만세라는 말을 덧붙이라"고 구체적으로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내 방송에서 이처럼 다소 억지스러운 상황이 연출되자 인도 네티즌들은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트위터 등에 '지금은 화장실을 사용하지 마세요. 조국 만세', '난기류를 만날 것으로 보입니다. 조국 만세' 등의 글을 올리며 에어인디아를 비꼬았다.
들끓는 애국주의는 분쟁지 인도령 카슈미르(잠무-카슈미르주) 주민에 대한 공격적 행동으로도 이어졌다.
잠무-카슈미르는 인도에서 유일하게 무슬림이 다수인 주로 독립이나 파키스탄으로의 편입을 주장하는 반군 활동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지난 7일 인도 북부 우타르프라데시주의 주도인 러크나우에서는 거리에서 과일을 파는 카슈미르 출신 주민이 힌두교 청년들에게 집단 폭행당하기도 했다.
이 같은 '애국주의 광풍'은 오는 4∼5월 총선을 앞둔 집권 인도국민당(BJP)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힌두 민족주의를 토대로 한 BJP는 지난해 말부터 지지율 하락에 시달렸으나 이번 파키스탄 군사충돌을 통해 보수층 결집의 계기를 찾았다는 것이다.
카슈미르 타임스는 "파키스탄과 갈등이 불거지면서 국수주의 바람이 불고 있는데 이는 대체로 나렌드라 모디 총리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로이터 제공]
cool@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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