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텔 중부사령관 하원서 답변…"IS 투항자들, 극단주의 안 버려"
2016년 IS 내쫓은 북부 만비즈에 유엔 구호대 처음 진입
(이스탄불=연합뉴스) 하채림 특파원 = 미국의 시리아 철군 완수 시한이 구체적으로 제시된 것은 아니라고 미군 중동사령관이 밝혔다.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 격퇴 작전을 관할하는 미군 중부사령부 조지프 보텔 사령관은 7일(미국동부 현지시간) 하원 군사위원회에 출석해 시리아 철군 시점과 관련, "나에게 특정 날짜를 준수해야 한다는 압박이 주어지지는 않았다"고 답변했다고 AP통신 등이 전했다.
보텔 사령관은 "철수를 이끄는 것은 물론 우리의 임무, 즉 IS 격퇴"라면서 "철수 추진에서 초점은 IS 격퇴이고 또 미군을 확실히 보호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철수 일정을 특정 목표일에 맞춘다기보다는 임무 완수와 병력 보호에 우선을 둔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보텔 사령관은 "미군 철수는 러시아에 운전석을 더 내주고, 중동에서 러시아의 입지를 더 강화할 것"이라며 미국의 시리아 철군이 러시아에 호기라는 시각을 나타냈다.
그는 시리아 동부 바구즈를 끝으로 '칼리프국(國)'이 물리적으로 패망하겠지만 이데올로기적 지배가 강력해 IS의 위협은 계속된다고 경고했다.
보텔 사령관은 "곳곳에 흩어지고 분산된 조직 요소들, 즉 지휘관, 전투원, 조력자, 자원, 해로운 이데올로기에 대항해 경계를 늦추지 않고 공세를 유지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바구즈에서 쏟아진 투항자로부터 뉘우침이나 흔들림을 보기 힘들고 여전히 극단주의에 경도된 태도를 목격한다고 지적하고, IS 추종자들이 기회를 노려 재건에 나서리라 예상했다.
이날 바구즈를 벗어나 쿠르드·아랍연합 '시리아민주군'(SDF)에 투항한 IS 구성원들은 SDF와 취재진을 향해 적개심을 분출했다.
이송 트럭에 탄 여자들은 사진을 촬영하는 취재진을 향해 "이슬람국가는 계속된다. 너희들이 막을 수 없다"라거나 "아무도 이슬람국가를 사랑하는 우리 마음을 앗아갈 수 없다"고 외쳤다고 독일 dpa통신이 전했다.
일부는 구호품으로 받은 물을 뿌리며 촬영을 저지하려 했다.
SDF에 따르면 7일에도 약 1천명이 투항했다.
한편 북부 터키 인접 국경 도시 만비즈에는 처음으로 구호품을 실은 호송대가 진입했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의 프란 에키자 조정관은 "알레포를 통해 만비즈에 처음으로 구호품 전달을 성사할 수 있었다"면서 "이 지역 모든 주체의 협력과 지지가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밝혔다.
미군을 등에 업은 쿠르드 민병대 '인민수비대'(YPG)는 2016년 8월 만비즈에서 IS를 몰아낸 후, 만비즈 군사위원회를 구성해 도시를 통제하게 했다.
YPG를 최대 안보 위협으로 여기는 터키는 이후로 만비즈에서 쿠르드 병력을 철수시키라고 끈질기게 미국을 압박하면서, 그렇게 되지 않는다면 만비즈 등 시리아 북부와 유프라테스강 동안까지 군사작전을 펼치겠다고 반복적으로 위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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