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주 정상회담…오르반 총리 "교섭단체 남는 게 좋지만 나갈 수도"
(제네바=연합뉴스) 이광철 특파원 = 유럽연합(EU) 난민 정책에 반기를 들고 법치 훼손 논란으로 EU 제재 대상이 된 헝가리, 폴란드가 유럽의회에서 별도 교섭단체를 만드는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는 이날 라디오로 중계된 연설에서 여당 피데스가 유럽의회 최대 교섭단체인 유럽국민당(EPP) 그룹에 남아 EPP를 개혁하기를 바라지만 탈퇴할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오르반 총리는 피데스 퇴출 문제 등을 논의하기 위해 20일 열릴 예정인 EPP 회의에 대해 "아마도 퇴출 쪽으로 논의가 마무리될 것 같다"며 "우리가 새로 시작해야 한다면 첫 대화는 아마 폴란드에서 열리게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헝가리는 지난달 장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과 미국인 부호 조지 소로스가 등장하는 반EU 포스터를 곳곳에 설치하고 EU와 소로스가 유럽의 난민 위기를 부추기고 있다고 비판했다.
5월 유럽의회 선거를 앞두고 헝가리가 다시 난민 문제로 EU를 비판하자 EPP 내에서는 헝가리를 퇴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EPP는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이끄는 독일 기민당(CDU) 등 유럽 주요 정당이 속한 중도 우파 성향의 최대 교섭단체다.
오르반 총리의 측근인 게르게이 귀라시 부의장은 전날 반EU 캠페인 포스터를 내주 철거할 것이며 EPP에 남기를 희망한다고 말해 헝가리가 한발 물러서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같은 날 "냉정한 머리가 필요할 때"라며 수습에 나섰던 오르반 총리는 하루 만에 입장을 바꿔 폴란드와 손잡을 가능성을 언급했다.
헝가리와 폴란드는 삼권분립·민주주의 가치 훼손 등으로 유럽의회에서 제재 대상에 올라 있다.
폴란드 여당인 극우 성향의 법과 정의당(Pis)은 EPP에 속해 있지 않다.
오르반 총리는 전날 융커 위원장과 만프레드 베버 EPP 대표를 만났다면서 10일에는 폴란드를 방문할 예정이라고 말해 전날 회담에서 EU와 접점을 찾지 못했음을 내비쳤다.
그는 이어 이달 15일 마테우시 모라비에츠키 폴란드 총리가 부다페스트를 방문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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