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에서 한달 내 취업 가능한 일자리 급감…실업자 취업기회 더 축소
(세종=연합뉴스) 이세원 기자 = 실업자가 급격히 증가하는데 빈 일자리도 대폭 줄어들면서 이들의 취업 기회가 급감한 것으로 파악됐다.
10일 국가통계포털에 공개된 사업체 노동력조사 결과를 분석해보면 종사자 1인 이상 국내 사업체의 빈 일자리는 올해 1월 마지막 영업일 기준 16만6천700개로 1년 전보다 3만9천717개 감소했다.
전년 동월과 비교한 사업체 빈 일자리 감소 폭은 2011년 9월(6만850개) 이후 88개월 만에 가장 컸다.
빈 일자리는 작년 2월부터 올해 1월까지 12개월 연속으로 전년 동월보다 감소했다.
그 결과 매해 1월 기준으로 빈 일자리는 2012년(14만850명) 이후 7년 만에 최소로 축소했다.
빈 일자리는 조사일 현재 구인(求人) 중이고 한 달 이내 일이 시작될 수 있는 경우다.
노동시장이 실업자를 취업자로 수용할 수 있는 여력이 얼마나 있는지 가늠하는 지표로도 여겨진다.
다만 빈 일자리 수는 취업 가능한 일자리보다는 적게 나타난다는 것이 정부의 판단이다. 노점상이나 대리운전기사처럼 고정사업장이 없는 사업주에게 고용된 근로자 등 사업체 노동력조사에서 제외되는 이들이 있고, 빈 일자리로 정의하는 요건이 까다롭기 때문이다.
이런 점을 고려하더라도 빈 일자리 감소 흐름이나 실업자 증가세에 비춰보면 최근 악화한 고용 상황이 개선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우려된다.
빈 일자리 88개월만에 최대폭 감소…실업자 취업기회 더 축소 / 연합뉴스 (Yonhapnews)
경제활동 인구조사 결과를 보면 올해 1월 실업자는 122만4천명으로 1년전보다 20만4천명 많았다.2000년(123만2천명)에 이어 최다였다.
전년 동월과 비교한 실업자 증가 폭은 2014년 4월 20만7천명을 기록한 후 57개월 만에 가장 많았다.
김유빈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은 빈 일자리 감소에 관해 "사업체가 구인하는 자리가 줄어드는 것인데 기업이 도산·파산해서 일자리 자체가 없어지는 경우나 사업체는 존속하지만 구인을 안 하는 경우 등이 있다"며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는 (노동력) 수요 자체가 줄어드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고 말했다.
빈 일자리 수 변화를 산업별로 살펴보면 급여 수준이 상대적으로 높아 '좋은 직장'으로 꼽히는 제조업에서 가장 많이 감소했다.
올해 1월 국내 제조업 사업체의 빈 일자리 수는 3만5천114개로 1년 전보다 1만2천761개 적었다.
2011년 9월(-2만6천667개) 이후 최근 88개월 사이에 가장 큰 폭으로 감소한 것이다.
1월 기준 제조업 사업체 빈 일자리 수는 비교 가능한 통계가 작성된 2010년 이후 올해가 가장 적었다.
제조업 사업체의 빈 일자리 감소는 작년 2월부터 12개월 연속 이어졌다.
제조업은 취업자도 급격히 감소하는 등 고용 전반이 위축한 것으로 풀이된다.
경제활동 인구조사 결과에 의하면 올해 1월 제조업 취업자는 전년 동월보다 17만명 줄어들어 2013년 통계 작성 이후 감소 폭이 가장 컸다.
도매 및 소매업의 빈 일자리도 대폭 감소했다.
올해 1월 도매 및 소매업의 빈 일자리는 2만2천82개로 1년 전보다 1만1천660개 줄었다. 1월 기준으로는 7년 만에 가장 적었다.
sewon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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