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파란하늘] ①대책 비웃는 최악 미세먼지 뒤엔 기후변화

입력 2019-03-10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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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파란하늘] ①대책 비웃는 최악 미세먼지 뒤엔 기후변화
올겨울 평균기온 평년보다 0.7도↑…'대기정체일'도 2배인 38일
북쪽에서 찬 대륙고기압 안 내려와 올겨울 따뜻하고 바람 없어
"당장 체감할 수 있는 답 찾기 어려워"…"지구촌 차원 공동대응 필요"


(서울=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연초부터 계속된 고농도 초미세먼지(PM-2.5)는 2015년 관측 이래 사상 최악이었다.
10일 기상청에 따르면 서울의 경우 올해 1월 14일 하루 평균 농도가 129㎍/㎥를 기록해 최고치(기존 99㎍/㎥)를 갈아치우더니 불과 50일 만인 지난 5일 135㎍/㎥로 새 기록을 작성했다.
76㎍/㎥ 이상이면 '매우 나쁨'으로 분류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대기 오염이 얼마나 심각했는지 알 수 있다.
올해 1∼2월 서울의 초미세먼지 평균 농도는 37㎍/㎥로 최근 5년 중 가장 높았다. 2개월 평균 농도가 '나쁨'(36∼75㎍/㎥) 수준이었다.
정부는 대통령까지 나서 미세먼지 저감에 사활을 걸고 있다. 한국뿐 아니라 중국 정부가 강력한 대책을 펼치면서 동북아시아에서 미세먼지 배출은 줄어드는 추세다.
이런데도 미세먼지 농도가 개선되기는커녕 악화하는 원인은 무엇일까.
답은 기후변화에 있다는 게 중론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겨울철 전국 평균기온은 1.3도로 평년(0.6도)보다 0.7도 높았다.
정부 관계자는 "찬 대륙고기압이 한반도 방향으로 내려오면 기온이 떨어지고 주변과 기압 차이로 인해 바람이 많이 분다"며 "지난 겨울에는 북쪽에서 이런 큰 고기압이 별로 안 내려왔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올해 초에는 미세먼지를 날려버릴 만한 바람이 거의 불지 않았다. 1∼2월 풍속이 초속 1∼3m에 불과한 '대기 정체일'은 총 38일로 예년의 2배 수준이었다.
동북아시아 전체가 아닌 한반도만 놓고 보면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고 강도가 약한 이동성 고기압 아래 있어 바람이 약했다.
미세먼지 주무 부처인 환경부도 기후변화 현상에 주목한다.
조명래 환경부 장관은 최악의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던 지난 5일 기자들과 만나 "배출이 줄어드는데도 미세먼지가 계속 쌓인 뒤 흩어지지 않는 이면에는 기후변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기후변화 대응이 미세먼지 해결의 답이면서도 전 지구촌이 힘을 합쳐야 하므로 길게 봐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며 "당장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답을 찾기 쉽지 않다"고 털어놨다.
중국에서는 대기 오염을 줄이기 위한 각종 노력에도 기후변화로 인한 대기 정체 등으로 100년 뒤에도 미세먼지 농도가 크게 낮아지지 않을 것이란 비관적인 연구 결과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조 장관은 "정부는 평소 미세먼지 배출원을 줄이면서 고농도일 때는 비상저감조치를 시행하고 취약계층을 보호할 것"이라며 "장기적으로는 인접 국가들과 기후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공조체제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ksw08@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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