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적 대응 자제키로…차량 이동경로 따라 인간 띠 잇기
(광주=연합뉴스) 천정인 기자 = 전두환 전 대통령이 오는 11일 사자 명예훼손 사건의 피고인 신분으로 광주지법에 출석할 예정인 가운데 5월 단체들은 "사죄가 먼저"라고 한목소리를 냈다.
5·18기념재단 조진태 상임이사는 10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광주에 오는 전 씨는 먼저 시민들과 5·18 영령들에게 사과했으면 좋겠다"며 "본인이 저지른 죄업을 씻고 가는 것이 인생을 마무리하는 전 씨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이어 "전 씨의 반성 없는 태도는 일부 극우 집단들에게 (역사 왜곡의) 빌미를 주고 있다"며 "스스로 반성하고 사과한다는 입장을 밝히면 최근 망언에 대한 국면을 풀어가는데 훨씬 바람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 상임이사는 그러면서도 전 씨를 겨냥해 "뻔뻔하다"고 언급했다.
조 상임이사는 아울러 "사과를 하지 않으면 방법은 (본인이 지은 죄에 대해) 강하게 처벌하는 것"이라며 "자신이 저지른 죄과에 대해서는 반드시 응보가 따른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사죄하지 않을 경우) 법원 역시 전 씨에게 개전의 정이 없는 만큼 법이 허용하는 한도 내에서 최고의 벌을 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5·18부상자회 김후식 회장 역시 "(사형선고를 받았던) 전 씨를 살려줬더니 이제는 거짓말을 하고 있다"며 "당연히 법정에서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회장은 "헬기가 전일빌딩에 쏜 (총탄의) 탄흔까지 발견된 마당에 (이러한 사실을 알린) 조비오 신부님을 모독하는 게 있을 수 있는 일이냐"며 "반성할 기회를 줄 때 반성하고 사죄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월 어머니집 이명자 전 관장은 "전씨가 오는 모습을 담담하게 지켜볼 것"이라며 "그는 반드시 사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전 관장은 "전 씨가 사죄한다고 해도 용서를 할 수는 없겠지만 양심이 있다면 광주 시민들에게 무엇인가는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전씨가 재판에 출석하는 11일 5월 단체를 중심으로 한 시민사회단체들은 감정적인 대응을 자제하기로 했다.
재판이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법원 안에서는 관계자의 통제에 최대한 협조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법원에 출석하는 전 씨의 차량이 지나갈 것으로 예상되는 법원 사거리에서 법원 정문까지 전 씨를 비판하는 손팻말이나 현수막을 들고 '인간 띠 잇기' 퍼포먼스를 벌일 예정이다.
또 법원 정문 앞에선 5월 항쟁 당시 헬기가 떠 있는 사진 등 10장이 전시된다.
in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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