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우승 확률은 60∼70%…라건아 코트 안팎에서 더욱 성숙"
(울산=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수가 만 가지'라는 의미로 '만수'라는 별명을 가진 유재학 울산 현대모비스 감독이 개인 통산 6번째 정규리그 왕좌에 올랐다.
9일 울산 동천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부산 kt와의 경기에서 90-79로 승리, 39승 11패를 기록하며 2018-2019시즌 정규리그 챔피언에 등극한 유재학 감독은 경기를 마친 뒤 "다른 팀에서 들으면 욕할지 몰라도 4년이 짧은 시간이 아니다"라며 4년 만에 정규리그 패권을 탈환한 소감을 밝혔다.
정규리그 1위가 보통 사람들은 평생 한 번도 하기 어려운 일이라는 점을 의식한 듯 '욕할지 몰라도'라고 조심스러운 전제를 단 셈이다.
유 감독은 "너무 기쁘다"며 "선수들에게 우승의 공을 돌리고, 함께 애써준 스태프와 구단 관계자들께도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다음은 유 감독의 우승 후 기자회견 일문일답이다.
-- 정규리그 4경기를 앞두고 1위를 확정했는데 생각보다 늦은 것 아닌가.
▲ 아니다. 정규리그 1∼2경기를 남기고 할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일찍 됐다.
-- 정규리그 1위 원동력이 있다면.
▲ 개막 5연승 이후 계속 1위를 지켰는데 이렇게 우승한 적이 처음인 것 같다. 양동근, 함지훈, 문태종, 오용준과 같은 고참 선수들이 정신적으로 팀을 잘 이끌어준 덕이다. 양동근, 이대성, 이종현이 부상으로 빠진 상황에서도 2연패 넘게 당해본 적이 없는데 역시 팀이 그동안 쌓아놓은 시스템적인 면과 고참 선수들이 팀을 끌고 가려는 노력의 결과라고 생각한다.
-- 위기는 언제였나.
▲ 이종현이 시즌 아웃되고 나서 곧바로 양동근도 다쳤는데 그때가 위기였다. 연패를 우려했는데 수비에 변화를 주면서 강화한 것이 위기를 넘기는 요인이 됐다.
-- 챔피언결정전까지 통합 우승을 할 확률은 어느 정도로 보나.
▲ 60%에서 70% 정도로 본다. 이유는 역시 자신감이다. 정규리그를 진행하면서 상대하기 더 어려워진 팀이 없었기 때문에 그 정도 확률로 보고 있다.
-- 정규리그 1위만 6번째인데 예전과 비교해서 느낌이 다른지.
▲ 체력이나 정신적으로 더 힘들었다. 나이를 먹어서 그런지 예전에는 자고 나면 힘든 것도 잊고 버틸 수 있었는데 이제는 그게 더 힘이 들었다. 그동안 피로도 많이 쌓여서 그런 것 같다.
-- 최우수선수(MVP)를 뽑자면.
▲ 다 잘했지만 역시 라건아가 국내 선수 MVP 자격이 있다면 주고 싶다. 그런데 자격이 안 되지 않나. 그렇다면 함지훈이 부상 없이 끝까지 뛰어줬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MVP로 평가하겠다.
-- 삼성에서 3년 뛰고 돌아온 라건아에 대해 평가하자면.
▲ 예전에 우리 팀에 있을 때는 슛이 좋지 않았다. 그때만 해도 라건아나 함지훈의 포스트업에 이은 골밑 득점이 주된 공격이었지만 이제는 일리걸 디펜스가 없어지면서 미들슛이 반드시 있어야 하는 시대가 됐다. 그런데 라건아가 그 부분을 잘 준비해서 팀에 좋은 영향을 줬다. 함지훈도 미들슛, 3점슛을 장착해서 더 발전했다. 라건아의 경우 농구 외적인 성격 면에서도 더 성숙한 것 같다.
-- 2년 전부터 공격 농구를 표방한 것이 효과를 봤는지.
▲ 2년 전부터 연습을 했는데 올해 실책도 많아 고민이 컸다. 실책이 이렇게 많은 농구를 한 적이 없었는데 다행히 점차 안정을 되찾고 있다. 2년 전에 미국 전지훈련부터 얼리 오펜스 패턴을 많이 준비하면서 스피드를 앞세워 5대5 농구가 아닌 더 유리한 공격 횟수를 늘렸다.
-- 남은 정규리그 4경기 구상은.
▲ 일단 부상 선수들은 출전 시간을 조절할 생각이다. 또 한 선수가 25분 이상 뛰지 않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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