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환경 책임자 "베이징 스모그에 스트레스 엄청나" 토로
(베이징=연합뉴스) 심재훈 특파원 = 중국 정부가 연례 최대 정치 행사인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기간마저 수도 베이징(北京)에 스모그가 엄습하자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가 올해 전인대 개막식에서 '푸른 하늘 지키기 전쟁'을 강조했지만 뿌옇게 흐린 베이징 날씨가 이어지면서 헛된 공약이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10일 중국청년보 등에 따르면 리간제(李干杰) 중국 생태환경부장은 최근 베이징에서 양회 기간 기자들에게 "오염 통제는 아직 많은 어려움이 있고 도전이 많다"면서 "현재 정세는 낙관하기 어려우며 심지어 상당히 심각하다"고 밝혔다.
리간제 부장은 "최근 베이징의 스모그와 오염 때문으로 주관 부서 책임자로서 스트레스가 크다"면서 "매일 신경이 곤두설 정도여서 일을 태만하거나 대충하는 일은 없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그러면서도 리 부장은 중국 전체로 볼 때는 지난해 환경 오염의 모든 목표를 13차 5개년 계획의 일정에 따라 달성했다며 민심 달래기에도 나섰다.
338개 주요 도시의 공기 질은 지속해서 개선돼 우수나 양호를 기록한 날이 전체의 79.3%로 전년보다 1.3% 포인트 높아졌다는 설명이다.
그는 "오염 방지의 다음 단계로 해이해져서는 안 된다"면서 "형식주의를 탈피해 푸른 하늘을 지키기 위한 전쟁을 지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리커창 총리 또한 지난 5일 전인대 업무보고에서 지난해 오염 예방과 퇴치를 강화했다면서 초미세먼지 농도가 지속해서 낮아졌다고 성과를 자랑했으나 당일 아침 미세 먼지가 베이징을 뒤덮어 이를 무색하게 한 바 있다.
이후 며칠간 잠잠했던 베이징의 스모그는 10일 오전 또다시 기승을 부리며 미세 먼지 농도가 156㎍/㎥를 넘어섰고 초미세먼지(PM 2.5)와 공기질지수(AQI)도 100㎍/㎥를 초과했다.
한 관계자는 "양회 기간에는 중국 정부에서 주변 공장 등의 문을 닫게 하는 등 총력 관리를 통해 베이징의 공기 질을 관리하는 데 총력을 다한다"면서 "올해 양회에 베이징 스모그가 이어지는 것은 정부 차원에서도 쉽지 않다는 점을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중국 정부는 올해 들어 산시(陝西)성 생태환경 담당 관리 95명을 직무유기로 문책하고, 베이징 인근의 허베이(河北)성도 책임자들에게 공기 질 관리 강화를 요구하고 있으나 눈에 띄는 성과를 내지는 못하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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