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위에 놀란 알제리 정부, 대학에 조기방학 명령

입력 2019-03-10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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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위에 놀란 알제리 정부, 대학에 조기방학 명령
부테플리카 대통령 '5선반대 시위' 약화 노린 듯

(카이로=연합뉴스) 노재현 특파원 = 북아프리카 알제리에서 압델라지즈 부테플리카(82) 대통령의 5선 출마를 반대하는 시위가 이어지는 가운데 알제리 정부가 대학들에 '조기방학' 명령을 내렸다.
10일(현지시간) 카타르 알자지라방송, AFP통신 등에 따르면 전날 알제리 고등교육부는 전국 대학들이 방학을 일찍 시작하도록 지시하는 조치를 발표했다.
이번 결정으로 대학들의 봄 방학은 10일부터 다음 달 4일까지 진행된다.
대학들이 이달 21일 봄 방학에 들어가려던 애초 계획과 비교하면 일정이 열흘 정도 앞당겨졌다.
알제리 고등교육부는 갑자기 방학을 앞당긴 이유를 밝히지 않았지만 외신은 최근 시위와 관련된 조치로 분석했다.
알자지라는 "학생들이 주도하는 시위가 확대되는 것을 멈추게 하려는 명백한 시도"라고 해석했다.
고등교육부의 발표가 나오기 하루 전인 8일 알제리 수도 알제에서 군중 수십만명이 부테플리카 대통령의 대선 출마를 반대하는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
이날 시위는 1991년 이슬람주의 정부 등장을 막으려고 군부가 의회 선거를 취소하자 벌어진 항의 시위 이후 28년 만에 최대 규모다.

이 때문에 알제리 정부는 방학이 시작되면 학생들의 시위 참여가 약해질 것으로 기대하는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대학생을 비롯한 청년층은 높은 실업률 때문에 알제리 정부에 대한 불만이 크고 시위대의 핵심 세력으로 꼽힌다.
앞서 지난달 부테플리카 대통령이 올해 4월 18일로 예정된 대선에 출마하겠다고 밝힌 뒤 연일 항의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부테플리카 대통령은 1999년 취임한 뒤 20년간 장기집권하지만, 건강 문제가 커다란 논란을 빚었다.
그는 2013년 뇌졸중 증세를 보인 이래 휠체어에 의지한 채 공개 석상에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
부테플리카 대통령은 지난 3일 대선에서 승리하면 임기를 다 채우지 않고 조기 대선을 실시하겠다며 유화책을 제시했지만, 국민의 반발이 가라앉지 않는 분위기다.
noja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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