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회 차기 리더, '반EU' 헝가리 총리와 담판 회동

입력 2019-03-10 18:36  

유럽의회 차기 리더, '반EU' 헝가리 총리와 담판 회동
유럽국민당 그룹 신임 대표 베버 "태도 바꾸든지 나가든지 선택해야"


(제네바=연합뉴스) 이광철 특파원 = 유럽의회 최대 교섭단체인 중도 우파 유럽국민당(EPP) 그룹의 대표인 만프레드 베버 의원이 반 유럽연합(EU)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 헝가리의 빅토르 오르반 총리와 담판 회동을 하기로 했다.
AFP통신은 10일(현지시간) 독일 디 벨트지 일요판 인터뷰에서 "며칠 내 오르반 총리와 부다페스트에서 만나기로 했다"며 오르반 총리가 입장을 바꾸지 않으면 헝가리 여당 피데스가 EPP에서 퇴출당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베버 의원은 지난해 11월 대의원 대회에서 EPP의 새 대표로 선출됐다.


그는 5월 유럽의회 선거에서 EPP가 현재처럼 최대 교섭단체 지위를 유지하고, 독자적으로 또는 연대해 과반 의석을 확보하면 EU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를 이끄는 집행위원장 후보 1순위가 된다. 장클로드 융커 현 집행위원장도 EPP 출신이다.
사실상 EU를 이끄는 차기 리더 1순위를 예약한 셈이다.
헝가리 정부는 지난달 하순부터 융커 위원장과 미국인 부호 조지 소로스가 함께 웃는 모습이 담긴 대형 포스터를 곳곳에 내걸고 두 사람이 유럽 난민 위기를 부채질하고 있다고 비판하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선거를 앞두고 헝가리 정부와 여당이 다시 난민 문제를 들고 나서며 EU를 비판하자 EPP 내에서는 극우 성향으로 기우는 피데스와 더는 함께 할 수 없다는 비판론이 힘을 얻고 있다.

베버 의원은 이달 5일 피데스에 퇴출당하지 않으려면 반EU 캠페인을 중단하고 다른 EPP 소속 정당들에 사과하라며 '최후통첩'을 보냈다.
오르반 총리는 EPP에 남는 게 바람직하다며 차분한 이성이 필요할 때라고 말했으나 극우 포퓰리즘 정당이 집권한 폴란드와 연대해 새로운 세력을 만들 수도 있다고 배수의 진을 쳤다.
베버 의원은 "나에게는 유럽에 동·서가 없고 남·북도 없다. 우리는 유럽을 하나로 지켜야 한다. 20일까지 해법을 찾기 위해 계속 논의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EPP는 20일 회의를 열고 피데스 퇴출 여부를 논의할 예정이다.
minor@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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