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전 제네바 대학병원 입원…알제리 시위 사태 새 국면
(제네바=연합뉴스) 이광철 특파원 = 스위스 제네바 대학병원에 입원했던 압델라지즈 부테플리카(82) 알제리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귀국한 것으로 관측된다고 AFP와 AP통신 등이 전했다.
이날 오전 10시께 제네바 공항에는 2주 전 부테플리카 대통령을 태우고 왔던 비행기가 다시 모습을 드러내 그의 귀국설이 나돌았다.
이 비행기 측면에는 '알제리 민주 인민공화국'이라는 정식 국가명과 국기가 새겨져 있다. 비행기는 오후 4시께 제네바 공항을 떠났다.
부테플리카 대통령의 탑승 모습은 포착되지 않았지만, 알제리 현지 언론들은 그가 이날 귀국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1999년 취임한 뒤 20년간 장기집권한 부테플리카 대통령은 고령과 건강 문제에도 불구하고 4월 18일로 예정된 대선에 출마하겠다고 밝혀 논란을 불러왔다.
그의 대선 출마 선언 이후 알제리에서는 연일 반정부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알제리 정부는 시위가 확산하자 9일 전격적으로 각 대학에 조기 방학 명령을 내렸다.
알제리 정부는 제네바에 항공기를 보낸 이유를 공식 언급하지 않았으나 최근 그가 곧 귀국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AP통신은 비행기 착륙 직후 경호원들이 네 대의 검은색 리무진과 두대의 미니밴에 나눠타고 경찰의 호위를 받으며 공항을 빠져나갔다고 전했다.
부테플리카 대통령이 입원했던 제네바 대학병원에서는 경호원들의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로이터통신은 알제리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부테플리카 대통령이 이날 귀국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부테플리카 대통령은 2013년 뇌졸중 증세를 보인 뒤 휠체어에 의지한 생활을 하면서 공식 석상에는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알제리 정부는 그가 정기 검진을 받기 위해 스위스에 간 것이라고 주장했으나 건강 상태가 악화했다는 의혹은 더 확산하고 있다.
부테플리카 대통령의 장기 집권 연장에 반대하는 시위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그가 귀국 후 내놓을 메시지에 따라 알제리 시위 사태도 새 국면을 맞게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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