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용희씨, 전북대병원서 건강 되찾아 "가족에게 미안할 따름"
(전주=연합뉴스) 김동철 기자 = '암 수술 4번, 응급진료 39번, 진료기록 300여쪽.'
4차례나 암 수술을 극복한 '불사조 할아버지'가 건강을 되찾고 일상으로 복귀했다.
전북 완주군에 사는 강용희(76)씨와 전북대학교병원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그는 지난 32년간 전북대병원에서 암 수술을 4번 했고 응급실을 39차례나 찾았다.
21개 과에서 진료받았고 진료기록만 300여쪽에 달한다.
입원실에서 보낸 나날도 365일을 훌쩍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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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1988년 교통사고로 인한 뇌출혈로 전북대병원에서 수술했다. 이후 연쇄적으로 발생한 간암과 식도암, 혈액암을 완전히 극복했다.
개복수술로 비장을 절개하고 식도를 잘라냈다.
이뿐만 아니라 고관절 수술 2번, 정강이 골절수술, 얼굴 함몰 수술, 쇄골뼈 골절수술 등 말 그대로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하지 않은 수술을 찾는 게 빠를 정도로 수많은 수술을 받았고 모두 극복했다.
가족과 지인은 그를 '불사조'라고 부른다.
잦은 암 발병과 골절 등으로 느낀 심적·육체적 고통은 말로 표현하기 힘들었다.
수시로 병원에 오면서 세상에 느낀 감정은 참담과 좌절이었다.
'남에게 기대 살아야만 하는 걸까'하는 자괴감이 밀려왔다.
하지만 그에게 가족이 있었다.
아내 이양순(74)씨를 비롯한 2남 2녀의 자녀는 쓰러지고 싶은 순간마다 버팀목이 돼 줬다.
그렇게 생명의 의지를 다졌고 마음의 여유도 되찾았다.
병원을 수시로 드나들다 보니 병원에서 우왕좌왕하는 환자들을 안내할 정도가 됐다고 한다.
많은 암과 수술을 이겨낸 '비결 아닌 비결'은 3개월에 한 번씩 하는 정기검진.
병원과 가까이 살았던 게 조기암 치료를 할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아내 이씨는 "남편이 워낙 자주 아프다니 보니 쉰살까지 살아줬으면 고맙겠다고 생각했는데 매번 의료진의 극진한 치료 덕분에 남편이 건강을 되찾았다"고 감사함을 전했다.
이씨 역시 전북대병원에서 허리 수술을 받고 90일간 입원치료 후 이번 주 퇴원한다.
강씨는 평생을 자신의 수발을 들어온 아내를 대신해 이번에 병간호를 자처했다.
강씨는 "지난 32년은 기적의 연속"이라며 "미안함만 안겨준 아내와 자녀들에게 고마울 따름"이라고 눈시울을 붉혔다.
그는 "건강을 되찾은 만큼 감사한 마음으로 농사를 지으며 아내와 함께 100세까지 건강히 살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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