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 자율주행차 'A1', 일반차량과 도심도로 주행 모습 실시간 중계
영동·성수대교 8㎞ 25분간 주행…5G망으로 차 안서 대용량 VR 콘텐츠 감상
(서울=연합뉴스) 최현석 기자 = 11일 오전 한양대 서울 캠퍼스 HIT관 6층 대강당.
무대에 설치된 대형 스크린에 한양대 자동차전자제어연구실 '에이스 랩'(ACE Lab)의 5G 자율주행차 '에이원(A1)'이 강변북로에서 시연하는 모습이 나타났다.
표준 5G망을 이용한 자율주행차가 통제되지 않은 도심 도로에서 일반 차들 틈에 섞여 달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LG유플러스[032640]가 설명했다.
LG유플러스와 한양대는 더 진화된 자율주행, 통신 기술을 알리기 위해 자율주행 실험도시나 차량이 적은 외곽 지역 대신 혼잡한 도심 도로를 택했다.
A1 운전석 탑승자는 '자율주행 모드 ON' 스위치를 누른 후 운전대와 가속·제동 장치에서 손발을 뗐다.
A1은 시속 60㎞가량으로 달리는 일반 차들 흐름에 맞춰 자연스럽게 고속화 도로에 합류했다. 이후 정체 구간에서는 주변 차들과 일정 간격을 유지하는 자율적 차량제어 기술을 선보였다. 앞·뒤 차량은 종방향 제어, 좌·우 차량은 횡 방향 제어를 통해 주행의 안정성을 높였다.
강변북로를 달리는 동안에는 규정 제한 속도인 80㎞ 이하를 유지했다. A1은 도로마다 부착된 속도 제한 표지판을 스스로 읽고 이를 실제 주행 속도에 반영하는 기술을 갖췄다. 차량 간격은 주행 속도에 따라 다르게 유지했다. 급제동 시 제어할 수 있는 거리를 스스로 계산해 앞차와의 안정적인 간격을 두는 방식이다.
일반 도심 도로인 영동대교에서는 전·후·측방 차량의 차선변경에 실시간 대응하는 '인공지능(AI) 기반 주행 환경 인식' 능력을 선보였다. 차량에 장착된 라이다(Lidar), 카메라, 레이다(Radar) 등 다양한 센서 정보를 통해 주변 상황을 인지하고, 미래 상황을 예측해 주행 위험도를 판단하는 기술이다.
라이다는 레이저 펄스를 발사하고, 그 빛이 주위의 대상 물체에서 반사돼 돌아오는 것을 받아 물체까지의 거리 등을 측정함으로써 주변 모습을 정밀하게 그려내는 장치로, 어두운 터널에서 주위 차들을 인식해 자율차 내부 모니터에 보여준다.
A1이 올림픽대로를 달리는 동안 시연자는 차 안에서 5G 스트리밍 영상을 시청했다.
뒷좌석 탑승자가 가상현실(VR) 전용 헤드셋(HMD)을 착용하고 그랜드캐니언, 해양생태계, 아이돌 연습 등 대용량 VR 콘텐츠를 지연이나 로딩 없이 실시간으로 이용했다. 화장하거나 영어공부를 하는 시간으로 이용할 수도 있다.
성수대교 북단에 들어선 A1은 주변 도로 상황을 인지하고 스스로 예상 경로를 변경하는 모습을 보였다.
관제센터에서 5G 망을 통해 목적지 주변의 사고 정보를 전달하자 차량 내부에서는 "목적지가 변경됐습니다"란 음성 알림과 함께 화면 표시가 나타났다. A1은 애초 진입 예정이었던 서울숲 북측 입구 대신 서울숲 후문 주차장으로 주행 경로를 변경해 안내했다.
도착지에 있던 과속방지턱도 미리 인식하고 스스로 속력을 줄여 승객의 불편함 없이 주행에 성공했다.
A1 앞차와 뒷차는 물론 주변을 지나가는 오토바이 운전자들도 신기한 듯 눈을 떼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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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한양대 시연장에서는 LG유플러스가 구축한 5G망과 자체 개발한 저지연 영상송신기를 통해 자율주행 모습의 실시간 중계가 이뤄졌다.
자율주행차 내부에 장착된 2대의 카메라가 주행 영상을 촬영하면 관제센터를 통한 5G망으로 지연 없이 한양대까지 전송하는 방식이다. 관제센터에서는 자율주행차의 현재 위치도 실시간으로 보여줬다.
A1은 미국 자동차 공학회(SAE) 분류 기준 중 4단계 '고도 자율주행'에 가깝다. 이는 운전자의 개입 없이 스스로 주행 가능한 단계를 의미한다. 5단계 '완전 자율주행'은 사람이 타지 않고도 움직이는 무인차를 일컫는다.
ACE 랩은 자체 개발한 '딥러닝 기반의 인공지능 기술'이 자율주행차 분야의 '알파고'와 같은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AI가 주행 도로·상황·변수 등의 경험을 지속적으로 축적·분석하며 끊임없이 진화해 나간다는 설명이다.
자율주행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인 선우명호 한양대 ACE Lab 교수는 "5G 자율주행차는 교통체증 해소, 안전사고 예방 등 사회적 문제 해결에 크게 기여할 수 있는 4차 산업혁명 기술의 집약체"라며 "차량흐름을 원활하게 돕고 돌발 변수에 대응하는 능력을 지속해서 진화시켜 궁극적으로 완전 자율주행(5단계) 기술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LG유플러스 FC부문장 이상민 전무는 "5G 통신망의 초저지연성(low latency)은 자율주행차의 안정성을 높여줄 핵심 요소로 꼽힌다"라며 "한양대 에이스랩의 앞선 자율주행 기술과 LG유플러스의 5세대 이동통신망을 기반으로 지속적인 공동 연구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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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rris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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