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연합뉴스) 민영규 특파원 =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의 딸인 사라 두테르테 다바오시장과 야권인 레니 로브레도 부통령이 중간선거를 앞두고 벌인 설전은 의외로 쉽게 일단락됐다.
11일 일간 필리핀스타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두테르테 시장은 전날 "엄마(엘리자베스 짐머만)가 전화해서 '야권을 협박하거나 야권과 싸우지 말라'고 했다"면서 "엄마 말에 따르겠다"고 말했다.
두테르테 시장은 "엄마는 '모든 사람이 네가 두테르테 대통령의 딸이라는 것을 알지만, 네가 나의 딸이라는 것도 알아야 한다'면서 '(말싸움을) 그만두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짐머만은 두테르테 대통령의 전 부인이다.
두테르테 시장과 직·간접적으로 설전을 벌이던 로브레도 부통령도 같은 날 언론 인터뷰에서 "토론이 생산적이지 않고 모욕으로 이어진다면 개입하고 싶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
두 사람은 오는 5월 13일 상원의원 절반과 하원의원 전원, 지방자치단체장을 선출하는 대규모 중간선거를 앞두고 최근 설전을 벌였다.
두테르테 시장은 독재자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전 대통령의 딸인 이미 마르코스 상원의원 후보 등을 지지하는 지역당 대표를 맡고 있고, 로브레도 부통령은 야당인 자유당을 이끌고 있다.
두테르테 시장이 지난 6일 마르코스 후보의 학력위조 논란을 두고 공세를 펴는 야권 후보들에게 "그들도 모두 거짓말쟁이"라고 반격하면서 시작됐다.
이에 대해 로브레도 부통령은 7일 트위터 등을 통해 "두테르테 시장의 말은 유권자를 모독하는 것"이라며 "공직에 진출하려는 사람에게 정직은 중요한 요소"라고 비판했다.
발끈한 두테르테 시장은 9일 성명에서 "부통령직을 맡았을 때부터 정직성에 의문이 제기된 로브레도 부통령은 정직성과 진실성에 대해 말하는 것을 삼가야 한다"면서 "공직에 나가려면 정직해야 한다면 로브레도 부통령은 대통령 꿈을 접어야 할 것"이라고 반격했다.
두테르테 시장은 또 로브레도 부통령이 "2016년 대선 때 대규모 부정을 저질렀다는 이의신청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로브레도 부통령의 대변인은 곧바로 두테르테 시장을 향해 "가짜 뉴스로 비판하고 있다"면서 "시간 있을 때 진짜 뉴스를 읽으라"고 충고했다.
youngky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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