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0.89%에서 빠르게 상승…美 제외하고 연구개발 투자액 최대
美 첨단기술 투자 막히자 기술자립 박차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중국이 올해 연구개발(R&D) 투자를 국내총생산(GDP) 대비 2.5%까지 늘리면서 기술자립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11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전날 중국공산당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政協)에서 생물물리학자 라오쯔허는 이 같은 중국 정부의 중장기 과학기술 발전 계획을 공개했다.
지난해 중국은 연구개발에 1조9천600억 위안(약 330조원)을 투자했다. 이는 전년보다 11.6% 급증한 것으로, GDP 대비로는 2.18%에 이른다.
당초 중국은 내년까지 연구개발 투자를 GDP 대비 2.5%까지 끌어올릴 계획이었으나, 1년 앞당겨 올해까지 이를 달성하기로 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2000년 중국의 연구개발 투자는 GDP 대비 0.893%에 불과했으나, 이후 급속하게 그 비중을 높여 2017년 2.129%까지 끌어올렸다.
2017년 기준으로 세계에서 GDP 대비 연구개발 투자액 비중이 가장 높은 나라는 이스라엘과 한국으로 각각 4.5% 수준에 이르렀다. 미국의 GDP 대비 연구개발 투자액 비중은 2.788%였다.
중국의 연구개발 투자액은 절대적인 금액 기준으로 미국을 제외한 세계 모든 나라에 앞선다.
중국이 이처럼 연구개발 투자에 박차를 가하는 것은 미국의 견제에 맞서 기술자립을 꾀하려는 염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S&P 글로벌 마켓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중국 기업이 지난해 미국의 반도체와 하드웨어 기업에 투자한 금액은 2억340만 달러(약 2천300억원)에 그쳐 전년의 10억3천만 달러(약 1조1천700억원)의 5분의 1 수준에 그쳤다.
이는 중국의 '기술 굴기'를 경계하는 미국 정부가 중국 기업의 대미 투자에 대한 심사를 강화하고 강력한 견제에 나섰기 때문으로 여겨지며, 중국은 이에 맞서 기술자립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다만 기초연구에 대한 투자는 중국이 선진국에 크게 뒤처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은 지난해 기초연구 분야에 1천118억 위안(약 19조원)을 투자했으며, 지난 10여 년 동안 전체 연구개발 투자에서 기초연구 분야가 차지하는 비중은 5∼5.6%에 그쳤다.
이는 전체 연구개발 투자에서 기초연구 분야가 차지하는 비중이 15∼20%에 달하는 선진국에 비교해 크게 뒤처진 것이다. 미국의 경우 기초연구 분야에 전체 연구개발 투자액의 18%를 쏟아붓고 있다.
정협 대표인 과학자 퉁진난은 "중국의 기초연구 투자액은 심각하게 부족하다"며 "기초연구 분야에 충분한 자원을 투입하지 않고 혁신을 창출하기는 불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ss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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