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선=연합뉴스) 박영서 기자 = "아침 같이 드실래요?"
지난 5일 새벽 4시 강원랜드 카지노 폐장시간 무렵 입장권을 사기 위해 매표소에 있던 A(50)씨에게 B(59)씨가 다가왔다.
자연스럽게 통성명을 하며 이야기를 이어가던 중 B씨는 A씨에게 같이 아침 식사를 하자고 권했다.
별다른 의심 없이 아침을 먹으러 간 곳에서 A씨는 C(55)씨 등 3명을 더 만났다.
A씨는 자신과 똑같은 처지의 사람들을 네명이나 만났으나 이 상황이 단순한 우연일 뿐 꾸며진 상황일 거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이야기 주제는 자연스레 도박으로 옮겨졌고, "같이 고스톱을 치자"는 말에 B씨 등을 따라 인근 펜션으로 자리를 옮겼다.
B씨 등은 세븐 포커 도박을 하면서 A씨에게 계속해서 술을 마시게 하고 말을 걸었다.
그리고 찰나의 순간, 이들은 미리 준비한 속임수 카드로 카드를 바꿔치기했다.
일명 '탄'으로 불리는 카드로, 사기 도박꾼들이 미리 정해놓은 순서대로 패가 나오게 해 상대방을 속이는 속임수 카드다.
A씨는 사기도박단의 각본대로 금세 400만원을 잃었다.
사기도박일 거라고는 꿈에도 모른 채 이어진 도박판은 경찰이 현장에 들이닥치면서 끝이 났다.
'강원랜드 주변 숙박업소에서 사기도박이 이뤄지고 있다'는 제보를 입수한 경찰은 잠복 중 도박현장을 급습했다.
정선경찰서는 도박을 주도한 B씨와 C씨 등 2명을 사기와 도박 혐의로 구속하고, 나머지 2명은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속임수 카드 4묶음과 현금 1천51만원은 압수했다.
경찰은 강원랜드 카지노 주변에서 활동하는 사기도박단 단속과 피해 예방 홍보 활동을 강화할 계획이다.
conanys@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