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멜로 해도 괜찮구나' 느껴…장모님 반응 좋아"
(서울=연합뉴스) 송은경 기자 = "따뜻한 인물을 내세우는 드라마가 요즘 잘 없잖아요. 키다리 아저씨 같은 최진유를 연기했다는 데에 굉장히 만족하고 있어요."
배우 연정훈(41)은 작년 10월부터 숨 가쁘게 달려왔다. 최근 종영한 MBC TV 주말극 '내 사랑 치유기'에서 다정다감하고 따뜻한 최진유를 연기한 데 이어 현재 방송 중인 OCN 수목극 '빙의'에서는 이중생활을 즐기는 광기 어린 대기업 상무로 분한다.
12일 오전 강남구 논현동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내 사랑 치유기'에 출연하게 된 계기로 "최근 몇 년간 부드러운 캐릭터 주문이 드물었다"고 설명했다.
"결혼하기 전엔 멜로 위주 작품을 많이 했었죠. 그러다 보니 남성적이고 강인한 연기를 해보고 싶었어요. '에덴의 동쪽'이나 '제중원'은 그래서 선택한 작품이고요. 그런데 그렇게 야망 있는 역할을 계속하다 보니까 멜로 장르를 예전처럼 많이 안 했더라고요. '내 사랑 치유기' 찍으면서 '아직 멜로 해도 괜찮구나' 하고 느꼈어요."(웃음)
'내 사랑 치유기' 촬영 기간은 사전제작 드라마 '빙의'와 겹치기도 했다. 연정훈은 정반대의 인물을 동시에 연기하면서 자신을 치유할 수 있었다고 한다.
"극과 극의 캐릭터를 연기하며 심적으로 안정이 됐어요. 착한 역할만 했을 땐 답답한 부분이 있고, 악역만 했을 땐 심적인 부담이 있죠. 180도 다른 두 역할을 번갈아 가면서 연기한 게 제 삶에서 평온을 가져갈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말 그대로 '치유기'였죠."
그는 주말드라마를 찍게 되니 배우자 한가인 어머니의 반응이 남달랐다고 전했다. "장모님이 우리 드라마는 옛날 드라마 보는 것 같아서 좋다고 하셨다"면서 "김성용 PD도 옛날 드라마가 좋다고 했는데 성취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연정훈은 '내 사랑 치유기'로 작년 연말 MBC 연기대상 연속극 부문에서 남자 최우수연기상을 거머쥐었고, 수상소감에서 배우자 한가인의 둘째 임신 소식을 알리기도 했다. 그는 "아내가 드라마 운동회에 커피차를 보내주기도 했다"며 웃었다.
"지금 8개월이에요. 걱정보단 기대가 많이 돼요. 그냥 건강하게 잘 태어나면 행복할 것 같아요. 태교는 책 읽어주고 아빠 목소리 들려주는 식으로 하고 있는데, 첫째가 질투가 났는지 벌써 방해를 하네요."(웃음)
어느덧 연기 경력 20년이 된 그는 "그냥 연기를 계속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어떤 캐릭터를 하고 싶다기보단 스펙트럼을 넓혀가고 싶고 배우로서 성장을 해나가고 싶어요. 또 '핫한' 배우보다는 시청자분들께 인정을 받고 그분들이 계속 보고 싶어하는 배우가 되고 싶고요. 나이 부담은 없고 어렸을 때보다 일이 재밌어지는 것 같아요. 예전엔 어려운 신(scene)들이 주어지면 부담감이 컸던 반면 지금은 그걸 만들어나가는 재미가 더 커진 듯도 하고요. 그래도 역할 욕심을 내자면 아직 조폭 보스 역할을 못 해본 것 같네요."(웃음)
nor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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