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이제 됐다'라고 생각하는 순간, 문정원 언니가 몸을 날리고 있어요."
여자프로배구 GS칼텍스 레프트 이소영(25)이 떠올리는 문정원(27·한국도로공사)의 모습이다.
이재영(23·흥국생명)의 기억도 비슷하다. 이재영은 "서브 리시브를 둘이 하는 데도 빈틈이 보이지 않아요"라고 푸념했다.
도로공사에서 수비형 레프트 역할을 하는 문정원은 상대 공격수들에게 '꼭 뚫어야 하는 대상'이다.
문정원은 12일 서울시 강남구 청담동 리베라 호텔에서 열린 프로배구 도드람 2018-2019 V리그 포스트시즌 미디어데이에 구단 대표로 나섰다.
이 자리에서 이소영과 이재영은 문정원에게 하소연했다.
이소영은 "나는 정원 언니처럼 움직일 자신이 없다. 블로킹 벽에 막고 멀리 날아가는 공을 끝까지 쫓아가서 걷어 올린다. 그런 일이 한두 번이 아니다"라고 했다.
이재영은 도로공사의 '2인 리시브 체제'를 떠올렸다. 도로공사는 2017-2018시즌부터 리베로 임명옥과 문정원 둘이 서브 리시브를 전담한다.
다른 팀에서는 3명이 나눠 막는 공간을, 도로공사에서는 두 명이 책임진다.
이재영은 "정원 언니 서브 리시브가 정말 좋다. 내가 잘 때렸다고 생각하는 서브도 쉽게 받아낸다"고 했다.
문정원은 이번 시즌 수비(서브 리시브+디그) 부문 1위다. 세트당 서브와 디그를 10.296개나 성공했다.
문정원은 "지난 시즌 처음으로 2인 리시브 체제를 시작했을 때는 아무것도 모르고 했다. 그런데 이번 시즌에는 초반부터 엄청난 압박감을 느꼈다"며 "GS칼텍스나 흥국생명처럼 서브가 좋은 팀을 만나면 두려움부터 생긴다"고 말했다. 문정원은 지난 6일 흥국생명전이 끝난 뒤 과호흡 증세로 코트에 주저앉기도 했다.
문정원은 "너무 긴장해서 그랬다"고 전했다.
바로 옆에서 문정원의 말을 듣던 이소영과 이재영은 "그렇게 수비를 잘하는 언니가 왜 긴장하나. 우리가 더 무서워요"라고 맞섰다.
도로공사와 상대하는 팀은 든든한 방패 문정원을 뚫어야 한다.
15일부터 도로공사와 3전2승제의 플레이오프를 치르는 GS칼텍스의 주포 이소영이 먼저 문정원과 맞선다.
도로공사가 GS칼텍스를 꺾고 챔피언결정전에 오르면 흥국생명 에이스 이재영이 그 부담을 떠안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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