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창재, 투자자들에 자산유동화 등 3개 타협안…"협상 새 국면"(종합)

입력 2019-03-12 17:29  

신창재, 투자자들에 자산유동화 등 3개 타협안…"협상 새 국면"(종합)
3개 선택지 제시…각각 채권가격·투자자 확보·공모가격 관건

(서울=연합뉴스) 홍정규 기자 =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이 투자금 회수 문제로 갈등하는 재무적투자자(FI)들에게 타협안을 제시했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 회장은 최근 FI들에게 자산담보부채권(ABS) 발행, 제3자 매각, 기업공개(IPO) 후 차익보전 등 3가지 타협안을 제시했다.
첫번째 타협안은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 이 SPC가 FI들의 지분 600만주(29.34%)를 담보로 ABS를 발행하는 것이다. FI들은 SPC에 채권을 넘기면서 투자금을 회수하고, SPC는 채권 투자자들에게 주식 배당으로 이자를 지급한다.
두번째인 제3자 매각은 현재 FI들을 대신할 투자자를 '백기사'로 끌어들여 이들의 물량을 받아가도록 하는 방식이다.
마지막 타협안은 예정대로 올해 하반기 기업공개(IPO)를 추진해 투자자들이 투자금을 회수하고, FI들이 원하는 금액에 공모가가 미치지 못할 경우 신 회장이 사재로 차익을 메워주는 것이다.
IPO를 추진하는 교보생명으로선 마지막 타협안이 가장 바람직하다. 신 회장의 경영권 유지에도 문제가 없다. 다만 FI들에 얼만큼의 차익을 보장할 것인지, 그리고 상장할 경우 공모가가 얼마로 책정될 것인지가 관건이다.
SPC 설립을 통한 ABS 발행도 채권가격, 금리, 만기 등에서 신 회장과 FI들의 담판이 필요하다. 제3자 매각 역시 1조∼2조원대의 물량을 받아줄 만한 투자자를 확보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신 회장은 다만 일각에서 보도된 대로 자신과 FI들의 지분을 한꺼번에 일부 금융지주회사 등에 공동매각하는 방안은 거론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번 타협안으로 신 회장과 FI들의 협상이 새 국면을 맞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신 회장은 지난해 FI들이 지분에 대한 풋옵션(특정 가격에 팔 수 있는 권리)을 행사한 것과 관련해 최근 임원회의에서 "IPO 성공의 장애 요인을 제거하고, FI들과 원만한 합의를 위해 협상의 문을 열어둔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선대 회장께서는 국민교육진흥과 민족자본 형성의 창립이념으로 교보를 민족기업이자 60년 보험명가로 키워왔다"며 "경영자로서 그동안 창립정신을 계승하고 이해관계자의 공동발전이라는 기업의 사회적 가치 창출에 최선을 다해왔다"고 말했다.
이어 임원들에게 "최근 회사와 관련된 이슈들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응할 예정이니 임직원들과 컨설턴트들은 동요치 말고 영업활동 등 소임을 다해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zhe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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