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외국인 강사 주장…문제교수 소속 서문과 교수진 "엄정한 처분 마땅"
(서울=연합뉴스) 김철선 기자 = 제자를 성추행 한 의혹으로 중징계 권고를 받은 서울대 서어서문학과 A 교수가 학생들의 연구 성과를 가로채고 표절까지 저질렀다는 전직 강사의 주장이 나왔다.
'서울대 A 교수 사건 대응을 위한 특별위원회'(특별위)는 12일 오후 서울대 행정관 앞에서 A 교수 파면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서어서문과 소속 전직 외국인 시간강사가 A 교수의 연구부정 행위를 제보했다"고 밝혔다.
특별위 측이 이날 공개한 글에서 전직 시간강사 B 씨는 "일부 교수들은 대학원생들과 시간강사에게 연구, 번역, 집필을 시키면서도, 그들이 실제 저자임을 인정하지 않는다"며 "불행히도 A 교수가 그렇다"고 밝혔다.
B 씨는 "A 교수는 학생들에게 원서 번역 작업을 시키고, 자신의 이름으로 출판했다"며 "A교수는 한국인 시간강사의 문장을 허락 없이 도용해 스페인어문학회에 고발당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A교수는 연구나 집필 과정에 참여하지도 않은 채 대학원생과 시간강사들의 연구에 공동저자로 논문을 내는 수작도 부렸다"고 폭로했다.
특별위는 "인권의식과 연구윤리가 부족한 A 교수가 다시 강단에 서서는 안 된다"며 A 교수의 파면을 촉구하는 탄원서를 모아 이달 27일 본부 징계위원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이날 집회에 참여한 서울대생 200여명은 집회를 마친 뒤 촛불을 들고 A 교수 연구실이 있는 인문대 서어서문과 건물까지 행진했다. 학생들은 A교수를 규탄하는 내용을 적은 포스트잇도 A 교수 연구실에 붙였다.
한편 성추행 피해자를 압박하고 제보자를 색출하는 등 2차 가해를 했다는 비판을 받은 서울대 서어서문학과는 전날 교수진 명의로 공식 입장문을 내고 사과했다.
이들은 "최근 벌어지고 있는 일련의 사태에 책임을 통감한다"며 "현 사태를 미연에 방지하지 못해 학교의 명예를 실추시키고, 학교 구성원들에게 상처를 입힌 사실에 깊이 사죄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A 교수는 자신의 잘못에 대해 엄정한 처분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 학과의 일관된 입장이며, 어떤 경우에도 A 교수를 비호하거나 두둔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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