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이란과 이라크는 11일(현지시간)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의 첫 이라크 방문에 맞춰 경제 교류를 위한 5건의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이날 체결한 양해각서 가운데는 이란 남서부 국경도시 샬람체와 이라크 최대 항구인 바스라를 연결하는 연장 35㎞의 철도를 연결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다음 달부터 투자·사업 비자 수수료를 면제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양국은 또 양해각서를 통해 보건, 의료, 석유, 광공업 분야의 협력을 증진하기로 합의했다.
이란 국영방송은 이와 관련, "미국이 양국의 관계를 떨어뜨리고 중동에 대한 이란의 영향력을 방해하려고 하지만 이번 로하니 대통령의 방문과 경제협력 증진으로 두 나라의 연대가 더욱 견고해졌다"고 보도했다.
이란은 국경을 맞댄 이라크를 미국의 제재를 무력화하는 우회로로 삼으려 한다.
이란 정부는 최근 이라크와 교역 규모를 현재 연 120억 달러에서 200억 달러로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지리적으로 가까운 점을 이용해 이란은 이라크가 필요한 전력의 20%, 천연가스, 석유화학 제품 등을 수출한다.
이라즈 마스제디 이라크 주재 이란 대사는 9일 "우리는 이라크를 이란산 제품의 첫 번째 수출국으로 여긴다"며 "이라크와 교역 규모가 터키, 중국을 앞지르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란은 이슬람국가(IS) 격퇴전을 치르는 이라크 정부를 가장 적극적으로 지원한 나라로, 현재 이라크 정부와 의회에 친(親)이란 정파가 주도권을 행사하고 있다.
이란과 이라크는 1980∼1988년 전쟁을 치러 적대 관계였지만 2003년 미국의 이라크 침공으로 사담 후세인 정권이 몰락한 뒤 이란과 우호적인 시아파 세력이 권력의 공백을 채우면서 이란과 관계가 개선됐다.
이번에 양국의 국경을 통과하는 철도가 연결되는 이란 샬람체는 전쟁 당시 이라크군이 가장 먼저 점령한 이란 도시 중 하나로, 이란인 5만명이 죽은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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