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포퓰리즘 연정, 中 '일대일로' 참여 놓고 내분 심화

입력 2019-03-12 23:17  

이탈리아 포퓰리즘 연정, 中 '일대일로' 참여 놓고 내분 심화
극우성향 살비니 부총리 "외세가 이탈리아 식민화 가능성"
디 마이오 부총리 "중국과 새로운 동맹 관계 구축하자는 의도 아냐" 해명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프랑스를 잇는 고속철도(TAV)를 비롯한 대규모 인프라 시설 건설과 북부 자치권 확대, 난민 문제 등 주요 현안을 놓고 사사건건 갈등을 빚고 있는 이탈리아 포퓰리즘 연립정부에 내분 요인이 추가될 조짐이다.
중국이 야심차게 추진 중인 '일대일로'(一帶一路: 육상·해상 실크로드) 참여 문제를 둘러싸고 포퓰리즘 연정을 구성하는 반체제 정당 '오성운동'과 극우 정당 '동맹'이 시각차를 보이면서 새로운 긴장이 감돌고 있다고 라스탐파 등 현지 언론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탈리아 정부는 이달 말로 예정된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의 이탈리아 방문 때 중국과 일대일로 동참을 위한 양해각서에 서명할 예정이다.
주세페 콘테 이탈리아 총리는 앞서 지난 8일 북서부 항구도시 제노바에서 열린 한 외교정책 세미나에 참석해 일대일로와 관련해 중국과 양해각서를 체결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새로운 '실크로드'의 일원이 되는 것은 이탈리아에 기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서방 주요국 가운데 처음인 이탈리아의 일대일로 참여 계획에 미국과 유럽연합(EU)을 비롯한 서방의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동맹을 이끌고 있는 마테오 살비니 부총리 겸 내무장관도 우려의 목소리를 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살비니 내무장관은 11일 북부 밀라노에서 기자들을 만나 "이번 거래는 외국 세력이 이탈리아를 '식민화'하는 것을 의미할 수 있다"며 이탈리아의 일대일로 참여가 이탈리아의 안보를 위협할 소지가 있다는 시각을 드러냈다.
그는 "일대일로가 이탈리아 회사들이 해외에 투자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라면 기꺼이 수용하겠지만, 외세가 이탈리아와 이탈리아 회사들을 식민화하는 것이라면 우리는 이를 거부한다"며 "특히 민감한 정보의 취급은 국가적인 이해관계가 걸린 것이므로, 정보통신 분야를 단순히 경제적 관점으로 다뤄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12일에도 ANSA통신에 "우리는 (일대일로에) 편견을 갖고 있지 않지만, 통신과 사회간접자본 등 전략적인 부문에 있어서는 다른 접근과 주의 깊은 (사전) 평가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살비니 부총리의 이런 경계의 눈초리에 대해, 오성운동은 국가적으로 중대한 결정을 앞둔 시점에 연정 내부에서 다른 목소리가 나오는 것에 유감을 나타내며 우려 해소를 위해 부심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오성운동 소속의 만리오 디 스테파노 외교차관은 "중국과 체결할 양해각서는 법적인 구속력을 지니고 있지 않고, 국제협약의 성격도 띠지 않는다. 또한, 중국에 서방을 염탐하는 비밀통로를 허용한다고 일각에서 두려워하는 것처럼 통신 분야 협력과는 전혀 관련이 없다"고 해명했다.



오성운동을 이끄는 루이지 디 마이오 부총리 겸 노동산업장관 역시 "새로운 '실크로드' 참여는 이탈리아가 국제정치학적 차원에서 새로운 동맹 관계 구축을 위한 것이 아니라, 단지 수출을 더 늘리고, 중국과의 불균형한 관계를 바로잡기 위한 것"이라며 이탈리아는 계속 서방의 핵심 일원으로 남아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미국과 EU 등 서방은 주요 7개국(G7) 가운데 최초로 일대일로에 참여하려는 이탈리아가 중국의 확장 정책을 위한 '트로이 목마'가 될 수 있다며 염려하고 있다.
ykhyun14@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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