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나경원에 이틀째 십자포화…"혐오의 정치이자 몽니"

입력 2019-03-13 08:44   수정 2019-03-13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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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나경원에 이틀째 십자포화…"혐오의 정치이자 몽니"
이해찬 "앞길이 없는 사람"…오늘 본회의 직후 윤리위 제소
여야 4당 공조에 따른 한국당 고립 전략도 병행

(서울=연합뉴스) 한지훈 고상민 기자 = 더불어민주당은 13일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전날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대한민국 대통령이 김정은 수석대변인이라는 낯뜨거운 이야기를 듣지 않도록 해달라"고 말한 데 대해 이틀째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민주당은 이날 국회 본회의 직후 나 원내대표를 국회 윤리특별위원회에 제소할 예정이다. 나 원내대표의 원내대표직 사퇴뿐 아니라 의원직 사퇴 요구도 당 일각에서 나온다.
민주당 지도부는 나 원내대표의 '김정은 수석대변인' 발언이 문재인 대통령뿐 아니라 국민과 헌법을 모독하고 부정한 것이라고 규정하고, 그에게 맹비난을 쏟아냈다.
나경원 연설에 격앙된 민주당...이틀째 십자포화 / 연합뉴스 (Yonhapnews)
이해찬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통령과 국민 모독하는 발언을 보면서 '자포자기하는 발언이구나' 하는 느낌을 받았다"며 "원내대표가 (발언을) 하는 것을 보면서 '앞길이 없는 사람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홍영표 원내대표는 "나 원내대표의 발언은 극우와 반평화 정치, 국민을 분열시키는 혐오의 정치이자 몽니"라며 "나 원내대표가 발언을 철회하고 사과하지 않으면 윤리위 제소 등 강력 대응에 나서겠다"고 경고했다.
다른 최고위원들도 일제히 목소리를 높였다.
박광온 최고위원은 "대통령에 대한 막말은 모독에 그치는 게 아니라 그를 뽑은 국민과 헌법까지 모독한 것"이라며 "문재인정부가 망하는 것만이 이익이 된다는 초보적이고 저열한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김해영 최고위원은 "나 원내대표가 국회 신뢰를 저하하고 품격을 떨어뜨려 대한민국 정치를 후퇴시켰다"며 "명예훼손죄나 모욕죄 구성요건에 해당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수진 최고위원은 "많은 국민이 분노하고 있는 만큼 나 원내대표는 정치적 책임을 져야 한다"며 "대통령과 국민에게 사과하기 바란다. 가짜뉴스로 세상을 어지럽히는 행동을 자제하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설훈 최고위원은 "넘지 말아야 할 선이 있는 것"이라며 "태극기 집단이 써준 연설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한국당은 지금이라도 역사의식, 윤리의식도 없는 연설로 대통령과 국민을 모독한 나 원내대표를 사퇴시켜야 한다"고 가세했다.
민주당은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 등 야 3당과의 공조를 강화해 선거제 개혁과 검찰 개혁 등을 실현하고 한국당을 더욱 고립시키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강병원 원내대변인은 연합뉴스 통화에서 "나 원내대표 연설에 합리적 보수로 거듭나겠다는 얘기가 단 한 줄도 없었다"며 "태극기 입맛에 맞는 단어들만으로 저주를 퍼붓는 연설을 하며 대한민국을 부정하지 않았나"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윤리위 제소를 예정대로 진행하고, 야 3당과의 공조도 흔들림 없이 추진할 것"이라며 "한국당이 국회 밖으로 뛰쳐나갈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덧붙였다.


hanj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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