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받던 피의자 또 극단 선택…경찰 "강압수사 없었다"

수사받던 피의자 또 극단 선택…경찰 "강압수사 없었다"
관심 쏠린 사건서 종종 발생…"심리적 부담감·사회적 평가 추락 등 때문"


(서울=연합뉴스) 임기창 기자 = 직원 상습 폭행 혐의로 고소당한 마커그룹 송명빈(50) 대표가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 당일인 13일 극단적 선택으로 생을 마감했다.
수사 대상이 된 인물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은 그간 드물지 않게 일어났다. 범죄 혐의자가 된 데 따른 자존감과 사회적 위신 추락, 가족을 비롯한 주변인에 대한 미안함 등 부정적인 감정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는 분석이 일반적이다.
송 대표는 회사 직원 A씨를 상습적으로 폭행한 혐의 등으로 지난해 11월 12일 고소당했다. 이후 송 대표가 A 씨를 폭행하는 내용의 동영상이 공개돼 여론의 질타를 받았다. 그는 '가족에게 미안하다'는 내용의 유서를 남긴 것으로 전해졌다.
이같은 극단적 선택은 대개 여론의 관심이 집중된 사건 수사 과정에서 발생한다.
지난해 12월에는 세월호 유족에 대한 불법 사찰을 지시한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던 이재수 전 국군기무사령관이 투신해 숨졌다.

그는 유서에서 자신 주변인들에게까지 수사가 확대된 데 따른 부담감을 토로하며 "내가 모든 것을 안고 가는 것으로 하고 모두에게 관대한 처분을 바란다"고 호소했다.
작년 7월에는 포털 댓글 여론조작 혐의로 특검 수사를 받던 '드루킹' 측으로부터 정치자금을 수수했다는 의혹을 받은 정의당 노회찬 의원이 극단적 선택을 했다. 그는 '금전을 받은 사실은 있으나 청탁과는 관련이 없다. 가족에게 미안하다'는 취지의 유서를 남겼다.
같은 달 유튜버 양예원씨에 대한 '비공개 촬영회' 성폭력 피의자로 경찰 수사를 받던 스튜디오 실장 A(42)씨가 한강에 투신해 숨졌다. 그 역시 경찰 수사와 언론보도가 자신을 범죄자로 몰아간다며 억울한 심경을 유서에 토로했다.
대학 제자들을 상습적으로 성추행했다는 의혹을 받은 배우 조민기(53)씨는 경찰 소환을 앞둔 작년 3월 '학생들과 가족에게 미안하다'는 취지의 유서를 남기고 숨진 채 발견됐다.
사건 관련자들의 이같은 극단적 선택 사례가 발생할 때마다 수사기관의 강압적 조사 태도가 심리적 위축과 절망감을 불러와 이런 결과를 낳은 것 아니냐는 추측도 뒤따른다.
송명빈 대표를 수사하던 서울 강서경찰서는 이날 송 대표 사망 소식이 알려진 뒤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면서도 "강압수사는 전혀 없었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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