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선거' 오명 농수협·산림조합 선거…금품향응 여전

입력 2019-03-13 11:39  

'돈선거' 오명 농수협·산림조합 선거…금품향응 여전
선관위 151건 고발…'선거운동 제약' 위탁선거법 개정 추진



(서울=연합뉴스) 조성흠 이태수 기자 = 전국의 농협, 수협, 산림조합의 대표를 뽑는 제2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에서 각종 불법과 혼탁 양상이 재연되면서 선거제도를 손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반복되는 난맥상에 대한 근본적 처방을 외면한다면 전국 동시 선거제가 도입되면서 내세운 '깨끗하고 효율적인 선거'가 공염불이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13일 중앙선관위에 따르면 이번 선거의 선거운동 마지막 날인 지난 12일까지 전국 각 선관위에 접수된 전체 사건 수는 612건이었다.
선관위는 이 가운데 151건을 수사기관에 고발하고 15건은 수사 의뢰했다. 나머지 446건에 대해서는 경고 조처를 내렸다.
수치상으로는 2015년 제1회 선거 선거운동 종료 때 접수된 793건에 비해 22.8%감소했다. 당시 고발 151건, 수사 의뢰 46건, 경고 596건으로 사건이 처리됐다.
일각에서는 국회의원 등 공직선거처럼 부정선거를 방지하고 선거 효율성을 높이자는 취지로 중앙선관위가 조합장 선거를 일괄 관리하는 방식으로 바뀌면서 두 번째인 올해 선거에서 성과가 가시화되고 있다는 긍정론이 나온다.
실제로 선관위는 이번 선거에서 '돈 선거'에 대한 무관용 원칙을 세우고 단속의 수위를 높였다.
선거 후에도 불법 행위를 추적해 고발하기로 하는 한편 전국 44개 광역조사팀을 통해 예방 단속 활동도 강화했다.
그런데도 불법 사례의 건수가 줄어든 것과 별개로 불법의 행태가 더욱 노골화됐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전남도 선관위는 전남 지역 조합장 선거를 앞두고 지난달 초 한 후보자로부터 식사와 양주를 받은 조합원 13명에게 2천137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했다. 1인당 평균 164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 셈이다.
이들은 한 지역 모임행사에 참석해 후보자와 다른 조합원으로부터 277만원 상당의 식사와 양주 등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선관위는 또 모임을 주선하고 음식물을 제공한 후보자 등 5명도 검찰에 고발했다.
대구 달성군에서는 농협 조합원 10명의 집을 방문해 현금 30만원씩을 제공한 한 후보자의 친족이 검찰에 고발되기도 했다. 이들 조합원은 현금을 받은 뒤 선관위에 자수해 과태료 부과를 면했다.
달성군 선관위는 추가로 금품을 받은 조합원이 있을 것으로 보고 해당 농협 조합원 전원에게 자수를 권하는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광주에서는 축협 조합장 후보가 오만원권 지폐를 10장씩 말아 고무줄로 묶은 뒤 악수하는 척하면서 건네는 식으로 조합원과 가족 등 12명에게 650만원을 뿌린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이번 선거가 끝나면 선거제도 개선안을 도출할 방침이다.
우선 과도한 선거운동 제한 등 현행 '공공단체 등 위탁 선거에 관한 법률'에서 드러난 문제점을 조속히 바로 잡기 위해 국회, 중앙선관위와 협의에 나설 계획이다.2015년 1회 선거 후 후보자 배우자의 선거운동을 허용하고 대담 및 토론회를 개최하도록 하는 한편 예비후보자 제도를 도입하는 등의 내용이 포함된 위탁선거법 개정안이 발의됐으나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농식품부는 또 선거 과정에서 드러난 각종 불법 행위 예방을 위해 농업협동조합법 관련 규정을 정비해 일선 조합에 대한 지도·감독을 강화할 방침이다.
한 전직 조합장은 "일단 조합장이 되면 고액의 연봉과 막강한 권한이 주어지는 데 비해 선거 과정은 불투명하고 제약이 많다"며 "선거운동을 더 다양하게 보장하고 당선 후에도 감시와 견제 장치가 작동하도록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는 견해를 보였다.
tsl@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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