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밤 한잔할까요?"…술 냄새 향긋한 책들

입력 2019-03-13 13:38  

"오늘밤 한잔할까요?"…술 냄새 향긋한 책들
술 취한 원숭이·저급한 술과 상류사회·신이 내린 술 마오타이 등

(서울=연합뉴스) 이승우 기자 = 술은 인류에게서 떼어놓을 수 없는 존재다. 만악과 낭패의 근원으로 지목되기도 하지만 긴장감을 풀어주고 친교를 돕는 역할도 한다. 역사상 유명한 담판에도 '명주'가 등장하는 장면이 적지 않다.
이번 주엔 이처럼 두 얼굴을 한 술을 주제로 한 책이 다수 출간됐다. 술의 역사부터 술에 이끌리는 생물학적 이유까지 다양한 신간이 나왔다.
로버트 더들리 캘리포니아대 버클리캠퍼스 교수가 쓴 '술 취한 원숭이'(궁리 펴냄)는 왜 우리가 알코올을 좋아하고 마시는지 과학적으로 탐구한다.
저자는 지난 2000년 영장류가 과일을 먹는 행위와 알코올 섭취의 진화학적 기원을 다룬 '술 취한 원숭이 가설'(drunken monkey hypothesis)을 학계 최초로 제시한 것으로 유명하다.
그런 그가 연구실과 열대 우림 지대를 오가며 알코올 소비와 중독의 진화학적 기원을 꼼꼼하게 살펴본다. 왜 술을 마시고 언제부터 알코올에 끌렸는지, 왜 음식을 먹을 때 술을 찾는지, 유전적으로 술을 더 좋아하고 알코올에 강한 사람이 정말 있는지 등에 대한 물음에 답한다.
책에 따르면 알코올은 긍정적 효과와 부정적 작용을 모두 갖고 있으며, 적당량을 섭취하면 몸에 해롭지 않고 도움이 될 때도 있다. 체내 알코올 부산물이자 숙취를 유발하는 독성물질 아세트알데하이드는 서양인이 동양인보다 더 잘 분해한다. 256쪽. 1만5천원.



'저급한 술과 상류사회'(루아크 출판사 펴냄)는 영국의 주류역사 연구가이자 주류 제조 전문가인 루스 볼이 지었다.
인류사에서 알코올이 소비된 공간인 여관(inn), 와인바(tavern), 선술집(alehouse), 대폿집(dram shop) 등이 당시 사회에서 어떤 역할을 담보했는지를 재미있게 풀어낸다.
이런 공간이 유흥이라는 본래 목적 외에 경제·사회적으로 어떻게 기능했고 어느 계층의 사람들이 무슨 술을 마시며 어떤 이야기를 주로 나눴는지 알아본다. 176쪽. 2만1천원.



'신이 내린 술 마오타이'(마음의 숲 펴냄)는 중국을 상징하는 '국주(國酒)' 마오타이에 관한 이야기다.
중국 구이저우마오타이 왕중추 경영 고문은 3년간 주창을 현장 조사하고 마오타이 그룹 임직원 270명을 인터뷰하는 동시에 품평 감상회와 생산작업장을 각각 100여 차례, 30여 차례 참관한 결과를 분석해 마오타이가 세계적 명주로 성장하기까지 역사를 담아냈다.
청(靑) 왕조부터 구이저우성에서만 마오타이를 제조해야만 제대로 맛을 낼 수 있다는 신비스러운 사연을 풀어낸다. 마오타이 마을 반경 15.03㎢ 내 공기에 있는 100여종의 미생물이 있어야만 그 향과 맛을 구현할 수 있기에 다른 곳에서 흉내 낼 수 없다.
53도 고도주지만 오묘한 향은 건배를 멈추지 못하게 한다. 츠수이허의 맑고 원시적인 물을 원료로 '구증팔효칠취'(아홉번 찌고 여덟 번 발효하고 일곱 번 술을 받는 공법)를 통해 블렌딩한 '백주'의 진수를 보여준다. 404쪽. 1만5천원.



앞서 출간된 '술에 취한 세계사'(미래의 창 펴냄)는 영국 유명 블로거이자 에세이스트인 마크 포사이스가 소개하는 술의 문화사다.
미국 헌법에서 유일하게 개인의 자유를 제한했던 '금주법'(수정헌법 18조)이 알코올 반대 캠페인이 아니라 사실 여권 신장 운동의 산물이라는 사실, 성경 신약이 술을 금한 게 아니라 오히려 슬쩍 권장했다는 증거, 럼을 기반으로 발전한 오스트레일리아와 술·담배 세금에 경제를 의존하는 러시아의 술 문화 등을 흥미롭게 풀어낸다. 320쪽. 1만5천원.
lesli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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