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패행위신고·공익신고로 나눠 요청…내부 보고서와 함께 USB도 첨부
검찰 수사 나서면 검·경 충돌 예상…사건 배당 뒤 상황 보고 판단할 듯
(서울=연합뉴스) 이유미 임순현 기자 = 국민권익위원회가 11일 그룹 빅뱅 멤버 승리의 성접대 의혹과 관련해 대검찰청에 수사의뢰를 했다.
특히 권익위는 승리가 연루된 서울 강남 유흥업소 버닝썬과 경찰의 유착 의혹도 검찰이 함께 수사해 줄 것을 의뢰한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이 경찰의 유착 의혹 수사에 직접 뛰어들 경우, 두 기관이 현재 논의 중인 검·경 수사권조정 문제를 두고 첨예하게 맞선 상황에서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13일 검찰과 권익위에 따르면 권익위는 지난 11일 대검찰청에 경찰의 유착 의혹에 대한 부패행위 신고와 승리와 가수 정준영 씨의 의혹 관련 공익신고 두 건을 수사의뢰한 것으로 확인됐다.
권익위가 대검에 넘긴 내부 검토보고서에는 승리의 성접대 정황과 정준영이 무단으로 성관계 동영상을 촬영하고 이를 유포한 정황은 물론 버닝썬과 경찰의 유착 의혹을 짐작케 하는 정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권익위는 또 두 사람이 포함된 카톡 대화방의 대화내용이 담긴 파일과 정준영 씨가 촬영한 동영상 파일이 저장된 것으로 추정되는 USB도 함께 첨부해 대검에 전달한 것으로도 파악됐다.
다만 검찰은 함께 전달된 내부검토 보고서에 카톡 대화와 동영상 내용에 대한 상세한 설명이 기재돼 있어 USB 속 파일을 따로 확인하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USB는 봉함된 상태로 수사를 담당할 서울중앙지검에 전달될 것으로 보인다.
권익위가 승리와 정준영 사건 외에 경찰의 유착 의혹까지 수사의뢰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향후 검찰 수사로 이어질 경우 검찰과 경찰의 날선 신경전이 예상된다.
앞서 경찰은 신고자가 카톡 대화 내용을 권익위에 제출한 사실을 확인하고 권익위에 자료 협조를 요청했지만, 권익위는 경찰에 자료를 제공하지 않았다.
이는 승리가 연루된 서울 강남 유흥업소 버닝썬과 경찰의 유착 의혹을 고려한 조치로 보인다.
권익위는 그동안 공익신고자보호법에 따라 당초 신고 접수 여부와 진행상황 등을 공개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날 신고자인 방정현 변호사가 라디오 인터뷰 등을 통해 신고 사실을 공개함에 따라 권익위도 진행상황을 밝혔다.
다만 검찰은 당분간 경찰 수사를 지켜보며 직접 수사는 최대한 자제할 것으로 전망된다. 경찰 유착의혹이라는 민감한 사안인 만큼 자칫 검찰과 경찰의 전면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검찰 한 관계자는 "권익위가 검찰에 수사의뢰를 했지만 경찰이 수사 중인 사안이어서 검토가 필요하다"며 "사건이 일선 검찰청에 배당되더라도 경찰수사가 끝날 때까지는 직접 수사에는 나서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대검은 권익위 보고서에 대한 검토를 마치는 대로 이르면 이번 주중 사건을 서울중앙지검에 배당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yum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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