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께 심려 끼쳐 죄송…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
카톡방 멤버 승리·유리홀딩스 대표도 오늘 소환
(서울=연합뉴스) 김기훈 정래원 기자 = 성관계 동영상 불법 촬영·유포 논란에 휩싸인 가수 정준영(30)이 14일 경찰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했다.
이날 오전 10시께 검은색 정장 차림으로 서울 종로구 내자동 서울지방경찰청에 나타난 정준영은 "국민 여러분께 심려 끼쳐 드려 정말 죄송하다.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취재진이 휴대전화 원본을 제출할 의향이 있는지 묻자 "오늘 조사 받으면서…"라며 말꼬리를 흘렸다.
또 '범행 당시 약물을 사용했느냐', '2016년 수사를 받을 당시 뒤를 봐준 경찰이 있느냐' 등의 질문에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는 말만을 되풀이했다.
정준영은 '최근까지도 불법촬영을 했느냐', '단톡방에 공유한 게 맞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지 않고 조사실로 발걸음을 옮겼다.
'성관계 몰카' 정준영 "죄송…성실히 조사 받겠다" / 연합뉴스 (Yonhapnews)
정준영은 빅뱅 멤버 승리(본명 이승현·29)와 함께 있는 카카오톡 대화방 등에 불법 촬영한 것으로 의심되는 성관계 동영상을 유포한 혐의를 받는다.
정준영은 2015년 말 한 카카오톡 대화방에서 여성들과의 성관계 사실을 언급하며 몰래 촬영한 영상을 전송하는 등 수차례 동영상과 사진을 지인들과 공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피해자도 10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경찰은 정준영이 올린 영상들이 상대방의 동의를 구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해당 영상이 촬영·유포된 경위를 집중적으로 캐물을 방침이다.
또 정준영의 불법 동영상 유포 혐의와 관련해 정준영이 동영상을 올린 카톡방에 있던 그룹 하이라이트의 용준형(30)을 전날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방송 촬영을 위해 최근 미국에 머물러 온 정준영은 지난 12일 오후 귀국했다. 경찰은 같은 날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 촬영) 혐의로 정준영을 입건했다.
경찰은 정준영의 조사 내용을 토대로 신병처리 방향을 검토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불법 동영상 범죄의 심각성과 사안의 중대성 등을 고려해 구속영장을 신청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경찰은 이날 정준영으로부터 소변과 모발을 임의제출 받았으며 국립과학수사연수원에 마약류 정밀 감정을 의뢰했다.
경찰은 또 정준영이 과거 정준영이 휴대전화 복구를 맡겼던 사설 포렌식 업체에 대해 이틀째 압수수색을 벌이고 있다. 경찰은 논란의 발단이 된 카카오톡 대화 내용이 이 업체의 포렌식 과정을 거쳐 복원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디지털 작업에 시간이 오래 걸려 압수수색을 마치는 데는 2∼3일이 더 걸릴 것 같다"고 설명했다.
외국인 투자자 성접대 의혹이 불거진 승리도 이날 경찰에 출석한다.
경찰은 승리가 2015년 함께 설립을 준비하던 투자업체 유리홀딩스 유모 대표, 클럽 아레나 전 직원이자 이후 강남 유명 클럽 '버닝썬'에서 일한 김모 씨 등과 나눈 카톡 대화 내용을 바탕으로 승리의 성매매 알선 혐의(성매매처벌법 위반)를 수사 중이다.
또 승리와 함께 대화방에 있던 인물인 유리홀딩스 유 대표도 이날 경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는다.
경찰은 승리, 정준영 등이 참여한 대화방에서 경찰 고위 인사가 자신들의 뒤를 봐주는 듯한 대화가 오가는 것을 확인하고 이들을 상대로 경찰 유착 의혹에 관해서도 확인할 방침이다.
kih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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