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전쟁 직격탄' 中 기업 디폴트 지난해 4배 급증

입력 2019-03-14 11:01  

'무역전쟁 직격탄' 中 기업 디폴트 지난해 4배 급증
납품대금 지급도 늦어져…59% "올해 성장 둔화" 전망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무역전쟁 등으로 인한 경기하강에 지난해 중국기업의 디폴트(채무불이행)가 급증하고, 과반수 기업이 만기일 내 납품대금을 받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무역보험 전문 보험사인 코파스의 조사 결과 지난해 중국기업의 디폴트 규모는 160억 달러(약 18조원)에 달해 전년의 4배에 달했다. 건수로는 전년의 3배인 119건을 기록했다.
허난(河南)성의 돼지 사육업체 추잉농업집단은 지난해 11월 15억 위안(약 2천500억원)의 채무를 갚지 못하자 이를 돼지고기로 상환하겠다고 밝혀 언론의 헤드라인을 장식하기도 했다.
특히 은행 대출이나 신용 확보 등에서 국영기업보다 불리한 여건에 놓인 민간기업의 디폴트가 심각했다.
국영기업의 채권 발행액이 민간기업보다 훨씬 크지만, 지난해 민간기업은 전체 채권 디폴트의 86.7%를 차지했다고 국제신용평가사 피치는 전했다.
중국기업은 납품대금을 받는 데도 심각한 애로를 겪고 있었다.
코파스 조사 결과 만기일 내 납품대금을 받지 못한 기업은 전체 조사 대상 기업의 62%에 이르렀고, 납품대금을 받기까지 걸리는 기간은 86일에 달했다.
특히 심각한 침체를 겪는 건설업과 자동차 산업에서는 납품대금을 받기까지 걸리는 기간이 각각 106일, 105일에 달했다.
중국기업의 올해 경기 전망도 암울했다.
코파스가 조사한 기업의 59%는 올해 성장이 전년보다 둔화할 것이라고 답했다. 지난해 같은 조사에서 성장 둔화를 전망한 기업은 3분의 1에 불과했다.
코파스는 16년 전 이 조사를 시작한 이래 성장 둔화를 전망한 기업이 절반을 넘어선 것은 올해가 처음이라고 밝혔다.
SCMP는 "미국과의 무역전쟁 등으로 인한 경기하강에 더해 중국 정부의 디레버리징(부채 감축) 정책이 기업들의 자금난을 불러왔다"며 "올해도 경기 전망이 좋지 않아 어려운 한 해를 예상하는 기업들이 많다"고 전했다.
ssah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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