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동경 기자 = 유럽연합(EU)이 내주 열리는 정상회의에서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에게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의 '장기 연기'를 요청하라고 말할 것이라고 EU의 한 소식통을 이용해 영국 일간텔레그레프가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앞서 영국 하원은 이날 아무런 합의 없이 EU를 탈퇴하는 '노 딜 브렉시트'를 거부하기로 표결했다.
EU의 한 고위 소식통은 "단기간의 브렉시트 연기를 요청하는 것은 단순히 올여름 노 딜 브렉시트를 예고할 뿐"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메이 총리는 노 딜 브렉시트 계획이 하원에서 부결되자 브렉시트 연기와 관련된 결의안을 14일 의회에 상정하기로 했다.
결의안은 EU 정상회담 개최 하루 전인 20일을 브렉시트 합의안 통과 데드라인으로 정한뒤 통과가 되면 탈퇴 시점을 오는 6월말까지로 연기하지만 통과되지 못하면 이보다 오래 연기해야 하고, 이 경우 유럽의회 선거에 참여할 수도 있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EU 집행위원회의 한 대변인은 "영국이 EU를 떠나는 방식은 합의하거나, 하지 않거나의 두 가지가 있다. EU는 모두 준비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EU는 메이 총리와 (브렉시트 탈퇴) 합의를 이뤘고, 이 합의안에 서명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 합의안에 동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U는 노 딜 브렉시트의 원인 제공자라는 비난을 피하기 위해 오는 21일 열리는 EU 정상회담에서 장기간 연기 요구를 받아들일 것이라고 EU 소식통들의 말을 인용해 텔레그래프가 전했다.
그러나 브렉시트 실행 시점이 9개월에서 1년간 길어지면 브렉시트가 영원히 미뤄질 것으로 우려하는 영국 집권 보수당 내 브렉시트 강경론자들의 반발을 살 것으로 예상된다고 텔레그래프는 덧붙였다.
EU는 유럽의회 선거 직전인 5월24일을 최적의 브렉시트 연기 시한으로 보고 있지만, 유럽의회가 개막하는 7월2일 이전까지 늦추는 방안도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브렉시트 연기 시점이 7월2일 이후로 넘어가면 영국이 유럽의회 선거에 참여해야 한다는 문제점이 발생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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