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재판서 혐의 대체로 인정…건조기 감금 등 일부 부인
법원 "특수상해 감금 유기 혐의 다투는 데 문제없을 것"
(의정부=연합뉴스) 김도윤 기자 = 4살짜리 딸을 추운 화장실에 방치, 숨지게 해 공분을 산 30대 엄마가 딸을 세탁건조기에 가두기까지 했다는 충격적인 주장이 나왔다.
이 엄마는 재판에서 혐의를 대체로 인정하면서도 세탁건조기에 가둔 부분 등 일부는 부인했다.
의정부지법 형사합의11부(강동혁 부장판사)는 14일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아동학대치사)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 된 피고인 이모(33)씨에 대한 첫 재판을 열었다.
녹두색 수의를 입고 피고인석에 앉은 이씨는 판사의 질문에 담담하게 대답하다가도 자녀 얘기가 나오면 눈물을 보였다.
이씨는 변호인을 통해 "딸이 숨진 것에 대해 엄마로서 미안하게 생각하고 죄를 통감한다"고 밝혔다.
이씨는 지난 1월 1일 새벽 시간대 딸 A(4)양이 오줌을 쌌다는 이유로 4시간가량 화장실에 가두고 벌주는 등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돼 재판에 넘겨졌다.
사건 당일 오전 7시께 A양이 쓰러진 후에도 병원에 보내지 않고 방치한 혐의도 받고 있다. 당시 A양은 알몸 상태였다.
이씨는 수사과정에서 "딸의 몸이 축 늘어지고 차가웠지만 병원비가 부담돼 병원에 보내지 않고 대신 온수로 몸을 씻기고 옷을 입혔다"고 진술한 바 있다.
특히 이날 검찰이 이씨의 혐의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그동안 알려지지 않은 충격적인 내용이 나왔다.
검찰은 이씨를 재판에 넘기면서 사건 전날 밤 소변을 가리지 못한다는 이유로 A양의 머리를 핸드 믹서로 수차례 때리고, 큰딸이 프라이팬으로 A양을 때리는 것을 허락한 혐의를 추가했다.
더욱이 공소장에는 A양을 화장실에 들어가게 한 뒤 밀쳐 넘어뜨려 머리를 다치게 하고 세탁건조기에 가둔 혐의까지 포함됐다.
이씨의 변호인은 "검찰이 제기한 공소 사실을 대체로 인정한다"며 "그러나 핸드 믹서로 때린 부분과 건조기에 가둔 부분은 인정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두 혐의는 (A양의 오빠인) 2013년생 아들의 진술이 유일한데 검찰 조사 후 힘들어한 만큼 법정에서 또 진술하게 하는 것은 부적절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재판장은 "두 혐의를 빼더라도 피고인의 특수상해 감금 유기 혐의를 다투는 데는 문제가 없어 보인다"며 "다음 재판부터 본격적인 심리를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음 재판은 28일 같은 법정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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