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입시비리 소송 잇달아…"학교 평판 떨어트려 재학생 피해"

입력 2019-03-15 02:50  

美입시비리 소송 잇달아…"학교 평판 떨어트려 재학생 피해"
스탠퍼드 재학생 등 손배청구…연루된 대학도 곧 법적 조처 취할 듯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옥철 특파원 = '미국판 스카이캐슬'로 불린 명문대 입시비리 사건으로 뿔이 난 학생과 학부모들이 사건 관련자와 대학을 상대로 잇달아 소송을 제기하고 있다.
14일(현지시간) 미 언론에 따르면 스탠퍼드대 학생 에리카 올센, 칼레아 우즈는 예일대와 서던캘리포니아대(USC)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
애초 예일대에 지원했다가 낙방했다는 올센은 "예일대 입학이 그런 비리에 의해 좌우된다는 걸 알았다면 원서를 내지 않았을 것"이라며 애꿎은 입학전형료만 날렸다고 주장했다.
USC에 체육특기생으로 지원한 적이 있다고 밝힌 우즈는 "부모가 돈을 주고 입학을 살 수 있는 절차가 있다는 걸 미처 알지 못했다"며 목청을 높였다.
이들 두 학생은 자신들이 재학 중인 스탠퍼드대도 이번 부정입학 비리에 휩싸이면서 학교 평판이 떨어져 결과적으로 재학생들이 피해를 보게 됐다고 주장했다.
샌프란시스코에 사는 한 학부모는 이번 사건에 연루된 학부모와 입시 컨설턴트, 대학 운동부 감독 등 45명을 상대로 5천억 달러의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
오클랜드 지역 교사 출신인 제니퍼 케이는 "입시비리의 영향으로 내 아들이 평점 4.2의 높은 점수를 얻고도 명문대 입학이 불허됐다"라고 주장했다.
이번 사건에 연루된 대학들은 자체 진상조사를 통해 혐의가 드러난 운동부 코치 등을 해고한 데 이어 부정입학 학생에 대해서도 곧 조처를 할 방침이다.
USC는 비리에 연루된 지원자 6명의 입학을 일단 거부하고, 의혹이 제기된 재학생과 졸업생의 입학 과정을 재검토하기로 했다고 전날 밝혔다.


대리시험이 횡행한 것으로 드러난 SAT·ACT를 관리하는 미국 대학입시위원회(College Board)도 법적 조처를 검토 중이다.
앞서 매사추세츠 연방지방검찰청과 연방수사국(FBI)은 지난 12일 유명 TV 스타와 할리우드 배우, 기업인 등 50여 명이 연루된 초대형 대학 입시비리 사건의 전모를 발표했다.
이 사건은 2011년부터 8년간 학부모와 입시 브로커, 대학 코치, 대입시험 관리자 사이에 오간 뒷돈의 규모가 무려 2천500만 달러(약 283억 원)에 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연방 검찰이 적발한 역대 최대 규모 입시 비리다.
oakchul@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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