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최선영 기자 = 북한 입장을 대변하는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는 15일 미국이 '일괄타결·빅딜' 입장을 고수하는 한 북미 협상 재개가 어려울 것이라며 태도 변화를 촉구했다.
조선신보는 이날 '조미가 생산적인 대화들을 이어나가기 위한 요건' 제목의 기사에서 미국의 일괄타결·빅딜 입장을 '패권적 발상'이라며 "'영변+α','핵과 탄도미사일 포기'의 일방적 요구를 내걸고 '일괄타결', '빅딜'을 제창한다면 생산적인 대화는 이루어질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앞으로 조미가 생산적인 대화들을 이어나가자면 무엇보다 패권적 발상부터 극복돼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조선신보는 "조선 측은 최고 영도자의 결심에 따라 평화와 비핵화를 향해 미국이 움직인 것만큼 상응 조치를 취해나갈 각오와 준비가 돼 있다"며 "그러나 강자와 약자, 승자와 패자를 구분하듯이 불공정한 요구를 내려 먹이고 굴종을 강제하는 오만과 독선은 절대로 허용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미국이 하노이 회담에서 북한에 일괄타결·빅딜을 요구하는 데 대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비롯한 북한 지도부가 국가적 자존심에 상처를 준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음을 보여준다.
신문은 또 북미 실무 협상의 미국 측 대표인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의 화법도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보좌관 등 강경파와 비슷해졌다며 "유아독존에 빠져 상대에게 그 무엇을 강요할 수 있다고 착각하는 패권주의자들이 앞으로도 주도권을 쥔다면 조미 대화는 좌절을 면치 못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북한이 제안한 '영변 핵시설 폐기'에 상응한 '유엔 제재 일부 해제' 요구에 대해 "부동산 거래를 하듯이 경제적 대가를 받으면 핵전쟁 억제력을 포기하겠다는 제안이 결코 아니다"라며 "조선이 저들(미국)의 요구에 따라 움직이면 보상을 주겠다는 적반하장격의 논리, 자기본위적인 거래방식을 고집한다면 문제 해결을 요원하게 만들 뿐"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일괄타결·빅딜론 고수로 "오히려 교착국면이 이어지고 조선과 미국의 군사적 대립의 구도가 한층 더 부각될 뿐"이라며 "조선의 최고 영도자에 대한 '변함없는 신뢰'를 표명하는 (트럼프)대통령이 호상 존중의 원칙에서 공정한 제안을 마련하고 올바른 협상 자세를 가지고 문제 해결에 임할 때 조미 쌍방은 비핵화를 향한 커다란 첫걸음을 내디딜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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