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 단체협약 요구안 제시…노조 "무력화 의도"
(인천=연합뉴스) 홍현기 기자 = 한국지엠(GM)이 연구개발(R&D) 신설법인 근로자에게 적용할 단체협약으로 차별성과급 도입 등 기존 협약에서 후퇴한 내용을 제시했다며 노동조합이 반발하고 나섰다.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GM지부는 15일 오전 인천시 부평구 한국GM 본사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GM은 올해 1월 신설법인 설립이 완료된 이후 줄곧 약속 파기 행보를 하고 있다"며 "노동조건 악화와 노조파괴에 혈안이 된 모습만 보인다"고 주장했다.
사측은 14일 진행된 한국GM 신설법인 'GM테크니컬센터코리아' 노사 간 4차 단체교섭에서 법인분리 전 기존 단체협약의 내용을 크게 변경한 '회사 요구안'을 제시했다.
한국GM 노조는 이 요구안에 차별성과급 도입, 징계 범위 확대, 정리해고 시 노조 협의 없이 일방통보 등 내용이 담겨 있다고 밝혔다.
또 그동안 인정되던 조합원 교육, 자율 노조 활동, 간부 활동 보장 등을 대부분 금지하거나 축소하는 내용도 들어가 있다고 설명했다.
노조는 "노동자 간 경쟁을 불러일으키고 노동 강도를 끊임없이 부추겨 사회적으로도 문제가 되는 차별성과급을 사측은 다시 도입하겠다고 한다"며 "차별성과급은 8년 전 사무직 노조가 설립될 만큼 문제가 많음에도 회사는 과거 노동조건으로 회귀하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총 70여 개 조항을 수정·삭제하자는 것은 40년간 맺어온 단체협약을 갈아엎고 완전히 개악하겠다는 것"이라며 "단체협약 전면 개악안을 들고나온 것은 노동조합을 무력화하고 회사의 입맛에 맞는 노예들만 길러내겠다는 의도"라고 주장했다.
한국GM 노조는 사측이 신설법인에 배정하기로 했던 신차개발 물량을 중국으로 넘기는 등 신설법인 설립 전 약속도 지키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GM테크니컬센터코리아는 이쿼녹스 후속으로 알려진 중형 SUV 개발 계획을 변경해 한국에서 생산할 예정인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CUV)만 개발하기로 최근 결정했다.
한국GM 노조는 "지난해 법인분리 발표에 철수 등을 우려해 산업은행 등이 반대하자 GM은 신설법인에 차세대 콤팩트 SUV 개발을 맡기고 한국공장 생산 물량을 확보하겠다는 감언이설로 동의를 끌어냈다"며 "그러더니 신설법인 설립 후 채 100일이 지나지도 않아 모든 약속을 파기하며 본색을 드러내기 시작했고 한국정부 지원금 8천억원은 고스란히 GM의 주머니에 들어갔다"고 주장했다.
이어 "지금껏 한국GM의 정상화만을 고대하며 최대한 회사의 경영을 존중하고자 했으나 GM은 도를 넘어섰다"며 "전면파업을 비롯해 노동조합이 구사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 비상식을 바로잡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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