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연합뉴스) 김선호 기자 = "사법부에 대한 국민 신뢰가 땅에 떨어졌지만, 재판 독립성을 확고히 지켜 위기를 돌파하겠다."
지난달 취임한 이강원(59·사법연수원 15기) 부산고등법원장은 16일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정의롭고 공정한 법 집행으로 법원에 대한 국민 신뢰를 회복하겠다"고 밝혔다.
이 원장은 "법관의 재판 독립을 해칠 수 있는 법원 내·외부의 어떤 시도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공정한 사무 분담과 근무평정을 통해 법관이 오로지 법과 양심에 따라 재판에 전념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최근 재판 독립과 달리 정치·사회적 갈등을 사법 영역으로 내모는 '정치의 사법화' 현상에는 우려를 표했다.
그는 "정치인이 정당 이익을 위해 고소·고발을 남발하면서 정작 재판 결과에는 승복하지 않는 사례가 많다"며 "이런 현상은 국민을 정치적으로 소외시키는 한편 재판이 정치 권력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국민 법 감정보다 법원 양형이 약하다는 지적에는 이 원장은 "공정하고 객관적인 양형을 실현하기 위해 양형기준을 설정하고 지속해서 수정·보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엄한 처벌을 요구하는 국민 목소리가 높지만, 범죄자를 사회로 격리하는 것이 능사는 아니며 올바른 사회 구성원으로 복귀시키는 교화 방안도 중요하다"고 소신을 밝혔다.
최근 판결내용보다 판사에 대한 비판이 잦아지는 세태에 유감을 표한 이 원장은 "재판 결과는 여론과 다를 수 있고 판결에 대한 비판은 판사 숙명이지만 법에는 변하지 않는 정신이 있고 인간의 가치가 훼손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조변석개하는 여론이 아니라 항구적인 시대정신을 잘 살펴서 재판에 반영하도록 해야 한다"며 "법관이 국민 정서나 염원을 살펴 재판에 반영하는 것도 법과 양심에 따라 판단하는 것임을 이해해달라"고 덧붙였다.
이 신임 부산고법원장은 수원지법 성남지원에서 판사 생활을 시작해 법원행정처 송무심의관,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 창원지방법원장 등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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