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테러, 작년 2월 이민자 조준사격 이탈리아 청년 모방?

입력 2019-03-15 19:30   수정 2019-03-15 20:36

뉴질랜드 테러, 작년 2월 이민자 조준사격 이탈리아 청년 모방?
호주 언론 "자동소총에 이탈리아 극우 청년 이름 적혀 있어"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15일(현지시간)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의 이슬람사원(모스크)에서 발생한 테러 공격에 사용된 총기에 작년 2월 흑인들을 겨냥해 총격을 가해 이민자 6명을 다치게 한 이탈리아 극우 청년의 이름이 적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탈리아 뉴스통신 ANSA는 호주 언론을 인용해 뉴질랜드 테러에서 인명 살육에 동원된 자동소총 가운데 1정에 '루카 트라이니'라는 이름이 쓰여 있다고 보도했다.
트라이니(29)는 이탈리아 총선을 1개월 앞둔 작년 2월에 중부 마체라타에서 자신의 차를 몰고 다니다가 흑인만 보이면 총구를 겨눠 나이지리아, 가나, 감비아, 말리 등 아프리카 출신 이민자들에게 상처를 입힌 장본인이다.
체포 직전에 파시스트식 경례를 하고, 이탈리아 국기를 몸에 두르는 퍼포먼스를 펼친 그는 자신의 범행 며칠 전에 토막 시신으로 발견된 18세 이탈리아 소녀를 살해한 용의자로 나이지리아 출신의 마약 밀매업자가 지목되자, 이에 대한 보복으로 흑인만을 조준해 사격한 것으로 드러났다.
작년 10월 징역 12년을 선고받고 복역 중인 그는 파시즘과 나치즘 신봉자로 2017년 6월 열린 지방선거에 극우 정당 '동맹'의 전신인 '북부동맹'(LN) 소속 후보로 출마했다가 낙선한 전력이 있다.
마테오 살비니 부총리 겸 내무장관이 이끄는 동맹은 반(反)난민 정서와 트라이니의 인종 범죄 등으로 점철된 작년 3월 이탈리아 총선에서 약진한 뒤 반체제 정당 '오성운동'과 손을 잡고 연정을 구성, 강경 난민 정책을 밀어붙이고 있다.
한편, 이번 뉴질랜드 경찰이 이번 테러로 인한 사망자가 49명이라고 밝힌 가운데, 당국은 현재까지 4명의 용의자를 체포한 것으로 알려졌다.



범인으로 추정되는 호주인 브렌턴 태런트가 이민에 반대한다는 내용의 선언문을 발표한 데다 이번 사건이 이슬람사원에서 무슬림들이 기도하는 시간에 발생해 이번 테러는 이민자들을 겨냥한 계획적인 범행으로 여겨지고 있다.
뉴질랜드 모스크서 대형 '총격참사'…"계획된 테러" / 연합뉴스 (Yonhapnews)
ykhyun14@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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