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페이스북과 트위터, 유튜브 등이 뉴질랜드 총격 영상 차단에 나섰지만, 일부 네티즌이 탐지 시스템을 피해 영상을 유포하고 있어 주요 소셜미디어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지난 15일(현지시간) 뉴질랜드 남섬 크라이스트처치의 이슬람사원에서 일어난 총격 사건의 용의자는 페이스북 라이브를 통해 17분간 범행장면을 생중계했다.
페이스북은 뉴질랜드 경찰이 라이브 스트리밍 영상의 존재를 통보한 후 용의자의 계정과 관련 영상을 삭제했다.
그러나 몇 시간 뒤 해당 영상의 복제 파일이 페이스북과 트위터, 유튜브 등 소셜미디어와 파일공유 사이트에 뿌려졌다.
이들 기업은 인공지능(AI) 탐지 시스템을 동원해 해당 영상의 확산을 막고 있지만, 네티즌도 차단 망을 뚫기 위해 온갖 방법을 동원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탐지 시스템을 피하기 위해 원본 영상을 변형한 복제본 몇 가지를 소개했다.
일부는 원본을 비디오카메라나 휴대전화 카메라로 재촬영한 것이었고, 17분 분량의 원본 영상을 짧게 편집한 것도 있었다.
일부 네티즌들은 인터넷 토론 사이트인 '레딧'에서 소셜미디어의 차단 시스템을 피하기 위한 전략을 짜기도 했다.
로이터는 온라인 탐지 시스템 전문가들조차 네티즌들이 페이스북의 차단 시스템을 피할 수 있었다는 데 놀랐다고 전했다.
유튜브는 영상의 제목과 내용 묘사, 영상에 등장하는 물체, 영상을 올린 이용자의 정보 등을 종합해 문제 영상을 식별하는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다.
페이스북은 뉴질랜드 총격 사건 영상을 식별하기 위해 이용자의 신고와 AI 시스템을 이용하고 있으며, 해당 영상 속 총격음과 용의자 차량 내부에서 들리는 음악을 판별하기 위해 음향 기술도 적용하고 있다.
끔찍한 강력범죄가 생중계된 사례는 과거에도 몇 차례 있었다.
2017년 4월 태국에서는 아버지가 자신의 딸을 살해하는 장면을 페이스북을 통해 생중계한 바 있다. 당시 페이스북은 37만명에게 노출된 뒤에야 해당 영상을 삭제했다.
같은 달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에서는 페이스북으로 '묻지 마 총기 살인' 장면을 실시간 중계한 사건이 벌어지기도 했다.
로이터는 "뉴질랜드 총격 사건이 전 세계에 생중계된 최초의 강력범죄는 아니지만, 수년에 걸친 투자에도 불구하고 유혈 영상의 확산을 막는 것은 여전히 기술 기업의 주요 과제임을 알게 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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