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영-박동진 선발 투톱과 페시치-조영욱 조합 '무득점' 행진
(서울=연합뉴스) 이동칠 기자 = "3경기 연속 무실점을 했다는 것보다는 득점하지 못했다는 건 아쉬운 부분입니다."
프로축구 FC서울의 사령탑인 최용수(46) 감독은 16일 제주와 K리그1(1부리그) 3라운드 홈경기에서 제주와 0-0 무승부를 기록한 뒤 공격수들의 한 방이 터지지 않은 것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최용수 감독은 한국의 스트라이커 계보를 이었던 골잡이 출신이다. 그는 국가대표로 A매치 69경기에 출전해 27골을 넣었다.
지난해 10월 11일 위기에 빠진 서울의 사령탑으로 2년 만에 복귀한 최 감독은 팀이 정규리그 11위로 추락하면서 부산과 승강 플레이오프를 거쳐 가까스로 1부에 잔류한 '악몽'이 남아있다.
명문구단의 자존심에 상처를 입은 최 감독은 비시즌에 선수들을 본격적으로 지도해 올 시즌 개막 후 2연승을 이끌었다.
지난 3일 안방에서 열린 포항과 개막전에서 수비수 황현수의 멀티 골로 2-0 승리를 지휘하더니 10일 성남과 2라운드에선 미드필더 고요한의 결승 골에 힘입어 1-0 승리 기쁨을 맛봤다.
이날 제주까지 잡으면 서울은 2007년 이후 12년 만에 개막 후 3연승을 달릴 수 있어 최용수 감독의 승리 의지는 컸다.
경기 직전에는 "작년에는 최악의 상황까지 갔다"며 2부 강등 위기 때 상황을 떠올리며 승리를 다짐했다.
최 감독은 이날 제주전에도 3경기 연속 같은 베스트 11을 선발로 기용했다.
박주영과 박동진 투톱 조합이 선발로 나섰다. 하지만 공격수들이 결정적인 한 방을 터뜨리지 못한 건 최용수 감독의 가슴을 답답하게 했다.
박주영은 전반 8분 단독 드리블 돌파 후 아크 정면에서 마음껏 오른발로 중거리 슈팅을 했지만, 공이 크로스바 위를 살짝 넘어갔다.
이후 박주영은 결정적인 득점 기회를 잡지 못한 채 후반 30분 조영욱으로 교체됐다.
공격수로는 서른 네살의 적지 않은 나이에도 투혼을 발휘하며 세트 피스 상황에서 날카로운 크로스를 올려주기는 하지만 한 방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수비수에서 공격수로 전환해 기대 이상의 활약을 보여주는 박동진도 '찬스 메이커' 역할을 하지만 올 시즌 들어 득점포를 가동하지 못했다.
서울이 야심 차게 영입한 세르비아 출신의 공격수 페시치도 아직 파괴력 있는 공격력을 선사하지 못했다.
부상 여파로 성남과 2라운드에 처음 출전한 페시치는 이날 후반 12분 박동진을 대신해 그라운드를 밟았지만, 데뷔 골 사냥에는 실패했다.
공격수 네 명이 개막 후 3경기 연속 한 골도 신고하지 못한 셈이다.
서울은 이날 제주전 0-0 무승부로 시즌 2승 1무(승점 7)를 기록해 3연승 중인 상주 상무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 나가지 않는 서울은 올 시즌 정규리그에 집중하며 상위 스플릿의 높은 순위를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서울은 공격수들이 기대하는 한 방을 터뜨려주지 못한다면 전북, 울산 등 강호들과 선두권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가 쉽지 않다.
최용수 감독은 "공격수들이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단계이고, 더 좋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면서 "아직 3경기만 치렀기 때문에 보완한다면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며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chil8811@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