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파울루 세미나에 서한 "무죄 입증할 때까지 멈추지 않을 것"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부패혐의로 수감 중인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브라질 대통령이 좌파진영 결집을 위한 불쏘시개가 될 것인지 주목된다.
자신을 둘러싼 부패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정치적 이유로 억울하게 탄압받고 있다는 프레임을 구축하면서 반격을 시도하고 있어서다.
16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전날 밤 상파울루 시 동부 타투아페 지역에 있는 지하철 노조 건물에서 룰라 전 대통령 석방을 촉구하는 세미나가 열렸다.
세미나에는 좌파 정당 지도부와 노동·사회단체 대표 등 1천여 명이 참가했다.
룰라 전 대통령은 파울루 오카모토 룰라 연구소장을 통해 보낸 서한에서 "나의 무죄를 입증하고 '진짜 도적'들이 처벌받을 때까지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룰라 전 대통령은 사법부와 기득권층을 겨냥해 지난해 대선에서 절대다수 국민의 지지로 대통령에 당선될 것이라는 사실 때문에 자신이 수감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난해 대선에서 룰라 전 대통령의 대선 출마 좌절과 노동자당(PT) 후보의 패배로 위축됐던 좌파진영은 룰라 석방 운동을 통해 결속력을 다지려는 분위기다.
좌파진영은 룰라 전 대통령 수감 1년을 맞아 다음 달 7∼10일 대규모 가두행진을 벌일 계획이다. 이어 다양한 형태의 집회와 세미나, 공연을 개최하면서 석방 여론을 조성할 예정이다.
룰라 전 대통령은 뇌물수수와 돈세탁 등 혐의로 지난 2017년 7월 1심 재판에서 9년 6개월, 지난해 1월 2심 재판에서 12년 1개월 징역형을 선고받았으며 4월 7일부터 남부 쿠리치바 시내 연방경찰에 수감된 상태다.
룰라 전 대통령은 자신을 둘러싼 부패혐의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지난 2일 병으로 사망한 손자 장례식에 참석한 룰라 전 대통령은 "브라질에서 누가 진짜 도적인지 입증할 것이며, 나에게 실형을 선고한 사람들은 자신들 손자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지 못할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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