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두로 근접촬영하다가 구금된 독일 언론인 4개월 만에 석방

입력 2019-03-18 06:26  

마두로 근접촬영하다가 구금된 독일 언론인 4개월 만에 석방
항공편으로 귀국…언론단체 "올해 들어 언론인 50명 체포돼"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 베네수엘라에서 구금됐던 독일 프리랜서 언론인이 4개월 만에 석방됐다고 AFP·AP통신이 현지 언론단체를 인용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언론자유 옹호 단체인 에스파시오 푸블리코에 따르면 카라카스 법원은 지난 15일 간첩 혐의로 기소된 빌리 식스(32)에 대해 조건부로 석방 판결을 내렸다.
법원은 식스가 15일마다 법원에 신고하고 언론 인터뷰를 하지 않는 조건을 달았다.
법원은 식스를 추방하지 않았지만 그가 원한다면 출국하는 것을 금지하지 않았다.
에스파시오 푸블리코는 "식스가 독일로 돌아가는 비행기를 탔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트위터를 통해 식스가 비행기 안에서 손가락으로 '승리의 V'를 들어 보이는 사진을 게시했다.
식스는 지난해 11월 17일 북부 팔콘 주에서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을 너무 가까이서 사진 촬영했다는 이유로 체포됐다.
식스는 자신의 체포에 항의하려고 수감 중 단식 투쟁을 벌이기도 했다.
식스는 체포 전에 경제위기에 떠밀린 베네수엘라인들의 대량 이주 사태를 비롯해 마약밀매, 밀수, 인신매매 등을 취재했다.
베네수엘라에서는 지난해 대선 부정 논란을 둘러싸고 마두로 대통령과 임시 대통령을 자처한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이 이끄는 야권이 극심하게 대립하는 가운데 언론인들과 외교관의 추방이 잇따르고 있다.
마두로 대통령은 작년 5월에 치러진 대선에서 승리해 지난 1월 취임했다.
그러나 과이도 의장은 대선이 주요 야당 후보가 가택 연금 등으로 출마할 수 없는 상황에서 치러지는 등 불법이었다고 주장하면서 이를 인정하지 않고 자신을 임시 대통령이라고 선언, 미국 등 50여개 서방 국가의 지원을 등에 업고 마두로 퇴진 운동을 벌이고 있다.
에스파시오 푸블리코는 정국 혼란이 격화한 올해 들어서만 약 50명의 언론인이 베네수엘라서 체포된 것으로 추산한다.
베네수엘라서 4년간 취재 활동을 해온 미국인 프리랜서 언론인 코디 웨들은 이달 초 당국에 체포된 후 추방됐다.
미국의 스페인어 방송사인 유니비전 소속 호르헤 라모스 앵커도 지난달 마두로 대통령과 인터뷰 도중 굶주림과 관련한 불편한 질문을 던지는 바람에 그의 방송팀과 함께 추방됐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또 지난 6일 자국에 주재하는 독일 대사가 내정간섭을 했다는 이유를 들어 추방했다.
추방된 다니엘 크리너 독일 대사는 과이도 의장이 지난 4일 니콜라스 마두로 정권의 체포 위협에도 남미 순방을 마치고 귀국할 때 공항에 나가 맞이했다.
penpia21@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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