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유엔 안보리 회의서 '일대일로' 놓고 격돌

입력 2019-03-18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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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유엔 안보리 회의서 '일대일로' 놓고 격돌
美 요구로 아프간지원단 연장 결의안서 '일대일로 협력' 표현 빠져
美 "中, 자국 이익만 추구" 비난, 中 "美, 건설적 의견 거부" 반발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미국과 중국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회의에서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사업을 놓고 격론을 벌였다고 AP통신과 홍콩 명보가 18일 보도했다.
이들 매체에 따르면 지난 15일 안보리 회의에서는 유엔아프가니스탄지원단(UNAMA)의 활동기한을 1년 연장하는 결의안을 채택할 계획이었다.
UNAMA는 아프가니스탄의 사회 안정과 경제 발전을 돕기 위해 2002년 설립돼 지금까지 활동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이 2016년부터 결의안에 줄곧 포함됐던 '일대일로 협력'이라는 단어를 넣는 것을 거부하고, 이에 중국이 반발하면서 분위기는 싸늘해졌다.
당시 회의에서 조너선 코언 유엔주재 미국 대리대사는 "중국은 이 결의안을 인질로 삼아 아프가니스탄 국민이 아닌 중국의 이익을 우선시하려고 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일대일로에는 부패, 부채 위기, 환경 오염, 투명성 부족 등과 같은 문제가 존재한다"며 "중국은 평화와 안전에 중점을 둬야지, 자신의 이익을 채우는 사업을 부적절하게 추진해서는 안 된다"고 맹비난했다.
이에 발끈한 우하이타이오(吳海濤) 유엔주재 중국 차석대사는 코언 대리대사가 사실에 부합하지 않는 주장을 한다고 비판했다.
우 차석대사는 "일대일로는 아프가니스탄의 재건과 경제발전을 위한 것으로 지정학적 문제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며 "일대일로를 통해 중국과 아프가니스탄은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추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미국을 겨냥해 "안보리 회원국 중 하나가 건설적 의견을 받아들이길 완강하게 거부하면서 회의 분위기를 망치고 있어 실질적인 합의를 이룰 수 없다"고 비난했다.
결국, 합의된 결의안에서는 UNAMA 활동기한 연장이 기존 1년에서 6개월로 단축되고, 일대일로 협력이라는 단어도 빠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크리스토프 호이스겐 유엔주재 독일 대사는 유감을 나타내면서 "이러한 갈등은 근본적으로 아프가니스탄에서의 평화유지 임무와 아무런 관련이 없으며, 회원국들은 6개월 내 갈등을 해소하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왕이웨이 중국 인민대 국제관계학원 교수는 "아프간 철군 이후 현지 안정 문제를 우려해 온 미국은 일대일로를 통한 경제발전이 아프간 안정에 도움이 되길 원했지만 이제 입장이 바뀌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일대일로가 현지 도로망 건설과 경제발전뿐 아니라 해저 광케이블, 차세대 이동통신인 5G 망 등 전략적 인프라 시설까지 그 사업을 확대하면서 미국이 반대 입장으로 돌아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ssah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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