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빗물연구센터, 남태평양 바누아투에 빗물 식수화 시설 건설
(서울=연합뉴스) 김철선 기자 = 서울대가 만성적인 '물 부족' 문제를 겪고 있는 남태평양 섬나라 국가에 빗물로 매일 1천ℓ의 식수를 만들 수 있는 시설을 짓고 있다.
19일 서울대 빗물연구센터에 따르면 이달 6일부터 남태평양 바누아투 수도 포트빌라 내 '바누아투 국립 혜륜유치원'에 건설해 온 20t 규모의 빗물 식수화 시설이 20일 준공될 예정이다.
인구 28만명의 남태평양 섬나라 국가 바누아투는 연평균 강수량이 2천㎜를 넘을 만큼 강우가 풍부하지만, 국토에 강이나 저수지가 없고 제반시설도 미비해 만성적인 식수 부족 문제를 겪어왔다.
지난해 초 바누아투 측은 서울대 빗물연구센터에 빗물 식수화 시설을 지어달라고 요청했고, 지난달 13일 오베드 모세스 탈리스 바누아투 대통령은 서울대를 직접 방문해 센터와 빗물 식수화 업무협약을 맺었다.
센터에 따르면 이 빗물 식수화 시설은 200㎡ 면적의 지붕에서 모은 빗물을 이용한다.
빗물은 빗물 탱크 네 곳을 차례로 지나며 자연침전 과정을 거쳐 일차 정수된다. 이어 자외선 소독 과정까지 거치면 마실 수 있는 깨끗한 식수가 된다.
센터는 이 시설로 유치원에 다니는 원아 100여명이 매일 10ℓ의 식수를 이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빗물연구센터장인 한무영 서울대 건설환경공학부 교수는 "오는 22일 '세계 물의 날'의 구호는 '그 누구도 뒤에 남겨두지 말자'(Leaving No One Behind)"라며 "세계 곳곳에서 물 부족으로 고통을 받는 이들을 돕기 위해 빗물 식수화 시설을 연구해왔다"고 말했다.
이어 "바누아투에 내리는 풍부한 빗물은 간단한 처리 과정만 거치면 깨끗한 식수로 사용할 수 있다"며 "적정기술인 빗물 식수화 기술을 현지인들에게 전수해줄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센터는 바누아투 외에도 물 부족 문제를 겪고 있는 남태평양 솔로몬 제도 등 다른 섬나라 국가들에도 빗물 식수화 시설 지원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kc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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