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천병혁 기자 = 일본인 타자 스즈키 이치로(46)는 은퇴 후 미국 메이저리그 명예의 전당 입회가 확실시되는 선수다.
미국 진출 첫해인 2001년 신인상과 아메리칸리그 최우수선수(MVP)를 휩쓸었던 이치로는 지난해까지 18시즌 동안 통산 타율 0.311, 3천89안타, 117홈런, 780타점, 1천420득점, 509도루를 기록했다.
장타력은 약했지만, 전형적인 교타자로 메이저리그 팬들의 뇌리에도 깊게 남아 있다.
그러나 이치로는 정상에서 은퇴할 시기를 이미 놓쳤다.
자신의 등 번호 '51'번과 같이 51세까지 현역생활을 이어가겠다고 고집하고 있지만, 기량은 수년 전부터 쇠퇴했다.
영원한 3할 타자로 여겨졌던 이치로는 2011년 시즌 타율이 2할대로 떨어진 후 더는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시애틀 매리너스에서 메이저리그에 데뷔해 뉴욕 양키스와 마이애미 말린스를 거쳐 지난해에는 시애틀에 복귀했으나 고작 15경기에서 타율 0.205를 기록한 뒤 5월 말부터 현역 명단에서 제외됐다.
그런 이치로가 올해 다시 시애틀과 계약하게 된 것은 올 시즌 개막전이 일본 도쿄에서 열리기 때문이다.
시애틀은 올 스프링캠프에서 25타수 2안타에 그친 이치로를 21일 도쿄돔에서 열리는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 경기에 선발 출장시킨다고 발표했다.
이치로는 메이저리그 역사상 7번째로 개막전에 출전하는 45세 이상 선수가 됐다.
하지만 일본 언론들은 시애틀의 도쿄돔 개막 2연전이 이치로의 은퇴 무대가 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닛칸 겐다이는 이치로가 오릭스 블루웨이브에서 뛰던 시절 타격코치의 말을 인용해 전성기보다 객관적인 타격 능력이 크게 떨어졌다고 냉정하게 분석했다.
시애틀과 오클랜드의 도쿄돔 개막전은 해외에서 열린 덕에 팀당 로스터가 25명에서 28명으로 확대됐다.
시애틀이 미국으로 돌아가면 로스터가 다시 25명으로 준다.
이때 이치로가 메이저리그에 남을 가능성이 현재로선 희박하다.
이치로가 51세까지 현역생활을 이어가기 위해선 일본프로야구로 복귀할 수도 있다.
그러나 현재 이치로 실력으로 일본에 복귀해도 좋은 모습을 보여주기 쉽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이치로가 도쿄 개막전 이후 어떤 결정을 내릴지는 일본 팬들의 큰 관심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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